국제 국제일반

크리스티 상반기 거래 5조 돌파…'영리치' 파워 더 세졌다

워홀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 2500억 최고가

개인 컬렉션 '통경매' 매출 견인

2015년 이후 7년來 최고 실적

여성·유색인종 작가 작품 강세에

반스 '슈가쉑' 추정가 76배 낙찰

신규고객 34%는 밀레니얼 세대

지난 5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거래된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은 약 2500억원에 팔려 역대 미술경매 사상 두 번째, 20세기 미술품 중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사진제공=Christie's지난 5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거래된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은 약 2500억원에 팔려 역대 미술경매 사상 두 번째, 20세기 미술품 중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사진제공=Christie's




세계적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상반기 판매총액이 41억 달러(약 5조 1000억 원)로 2015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도 18% 증가한 수치로, 미술시장의 호황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결과치다. 이는 국내 경매시장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뭐가 팔렸나?


올 상반기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Shot Sage Blue Marilyn)’으로 지난 5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억9504만 달러(약 2500억원·수수료 포함가)에 낙찰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도르 문디’가 세운 4억5300만달러(약 5330억원)에 이어 역대 경매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20세기 미술품 중 최고가 기록이기도 하다. 발레리나 그림으로 유명한 에드가 드가(Edgar Degas)의 ‘14살의 어린무희’가 4160만달러(약 543억원)에 낙찰돼 15년 만에 작가 경매 최고가를 세웠다. 2700만 유로(약 354억원)에 팔린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걷는 여자’는 올해 프랑스에서 판매된 최고가 거래작이며, 런던에서 4270만파운드(약664억원)에 거래된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좋은 작품이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었던 배경은 귀한 ‘개인 컬렉션’이 통째로 경매에 나왔기 때문이다. 뉴욕 경매에 오른 ‘앤 바스 컬렉션’은 3억6310만 달러(약4737억원), 토마스 앤 도리스 암만 컬렉션은 3억2510만 달러(4242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하며 크리스티의 매출을 끌어 올렸다. 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한 휴버트 지방시의 수집품 경매는 낙찰총액 1억1810 만 유로(약 1547억원)를 달성했다. 한국의 ‘이건희 컬렉션’처럼 뚝심있는 수집이 보여주는 가치 상승의 결과이며, 개인 컬렉션의 경매 수익은 기부금 등으로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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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휴즈의 'Spins from Swiss'가 작가 최고 경매 낙찰가인 294만달러(약 38억원)에 거래됐다. /사진제공=Christie's사라 휴즈의 'Spins from Swiss'가 작가 최고 경매 낙찰가인 294만달러(약 38억원)에 거래됐다. /사진제공=Christie's


최근 글로벌 아트마켓의 트렌드가 여성 및 유색인종 작가의 강세다. 1960년생 흑인 작가 어니 반스(Ernie Barnes)의 ‘슈가쉑(The Sugar Shack)’은 높은 추정가의 76배에 달하는 1520만 달러(약 198억원)에 낙찰됐다. 만 40세 이하의 작가 중 10명이 자신의 최고가 기록을 올 상반기에 세웠다. 1981년생 여성 작가 샤라 휴즈(Shara Hughes)는 294만 달러(약 38억원)의 작가 최고가 낙찰기록을 수립했다.

높은 추정가의 76배인 1520만 달러(약 198억원)에 낙찰된 흑인작가 어니 반스의 'The Sugar Shack' /사진제공=Christie's높은 추정가의 76배인 1520만 달러(약 198억원)에 낙찰된 흑인작가 어니 반스의 'The Sugar Shack' /사진제공=Christie's


누가 샀나?


미술시장에 활력을 더한 이들은 ‘젊은 큰손’으로 파악됐다. 크리스티의 상반기 구매자 가운데 30%가 신규 고객으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늘었으며, 이 중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비중은 34%로 나타났다. 신규 고객의 상당수가 럭셔리(38%)와 20·21세기 미술품(31%) 구매를 통해 유입됐다. 특히 럭셔리 부문 경매 판매 총액이 작년 상반기 대비 18% 늘어난 4억 1330만 달러(5392억원)로 집계됐다. 크리스티 측은 “4대 보석을 지칭하는 ‘프레셔스 스톤(Precious stones)’ 마켓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시계 경매도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 럭셔리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기욤 세루티 크리스티 CEO는 12일(현지시간) 진행한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을 극복한) 미술 시장의 자연스러운 회복력과 더불어 지난 수년간 진행한 크리스티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현재의 경제·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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