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185750)이 천연물 신약 ‘지텍’을 앞세워 3500억 원 규모의 국내 위염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종근당이 천연물 신약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10년 만이다. 천연물 약품은 자연에서 얻은 성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종근당은 자체 개발한 급성·만성 위염 치료제 지텍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지텍은 녹나무과 육계나무의 줄기 껍질을 말린 약재인 육계에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신규 추출법을 적용해 위염에 대한 효능을 최초로 입증한 천연물 의약품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지텍은 임상 결과 대조약물인 동아에스티(170900)의 ‘스티렌’ 대비 약효의 우월성을 보였고 부작용은 더욱 적게 나타났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1차 유효성 지표인 위내시경 검사상 유효율에서 지텍 투여군이 스티렌 투여군과 비교해 2.25배 높은 개선율을 보여 통계적으로 약효에 대한 우월성을 입증했다. 2차 유효성 지표인 위염 완치율·부종·발적·출혈 등의 발생률도 지텍 투여군의 증상 개선효과가 더욱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2013년부터 다양한 생약들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 대비 차별화 가능성이 있는 소재와 추출법을 탐색해왔다”며 “육계의 위염 치료 효능을 일정부분 확인하고 지텍 개발에 착수해 전임상에서는 항염증 효과와 위에서 점액분비를 촉진시키는 방어인자 증강작용 등을 확인했고, 임상 2상에서는 위약과 기존 합성의약품·천연물의약품 대비 우수한 위염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이 지텍을 개발하면서 동아에스티이 스티렌을 대조약물로 삼은 것은 스티렌이 이미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 받았기 때문이다. 2002년 출시된 스티렌 역시 천연물 기반 의약품으로 약 20년 간 의료현장에서 활용되면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으며, 일부 제약업체들은 복제의약품까지 내놓을 정도다. 스티렌은 출시 이후 연간 최대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시장에 스티렌의 제네릭까지 출시될 정도이기 때문에 경쟁 치료제가 있어도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며 “일반적으로 비교 임상에서는 기존 약물 대비 약효의 비열등함을 입증하는 시험설계가 대부분이지만, 지텍은 기존 약물 대비 약효의 우월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지텍을 통해 연간 3500억 원 규모의 위염 치료제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1년 위염 치료제 총 시장은 2645억 원에 이른다. 2019년 9월 라니티딘 성분 퇴출로 2020년 시장 규모가 일시적으로 축소됐지만, 지난해에는 성장세로 다시 돌아섰다. 지난해 기준 위염 치료제 시장 점유율 상위권은 동아에스티의 ‘가스터’(184억 원), 동아에스티의 ‘스티렌’(158억 원), 오츠카의 ‘무코스타정’(153억 원) 순이다. 3위권 밖은 워낙 많은 약품들이 난립해 있는 상태다. 종근당 관계자는 “경쟁 치료제인 스티렌 대비 약효는 뛰어나면서 부작용은 적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김영주(사진) 종근당 대표이사는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절차와 발매 준비를 마친 후 출시할 계획이며 일본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와 해외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