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시진핑 절대권력 금가나] '일대일로=고리대금' 비판…러 밀착에 反中여론 확산

[대외 입지 악화되는 중국]

스리랑카·파키스탄 등 경제위기

'차이나머니'가 주된 원인 꼽혀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가 13일(현지 시간) 콜롬보에 있는 총리 집무실을 점령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 관련 사업에 발생한 채무 등의 영향으로 국가 부도(디폴트)를 선언하고 정국이 불안에 휩싸였다. 연합뉴스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대가 13일(현지 시간) 콜롬보에 있는 총리 집무실을 점령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 관련 사업에 발생한 채무 등의 영향으로 국가 부도(디폴트)를 선언하고 정국이 불안에 휩싸였다. 연합뉴스




올 1월 중국에 채무 조정을 요구했던 스리랑카가 4개월 만인 5월 결국 국가 부도(디폴트)를 선언하자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책임론’이 들끓었다. 스리랑카의 친중 정부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무리하게 참여한 결과 빚더미에 올라 국가 부도 사태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스리랑카의 국가 부도 원인으로 중국 자본이 판 ‘부채 함정’을 지목했다. 폭등하는 물가로 삶이 피폐해진 스리랑카인들 사이에서 반중 감정도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스리랑카 정부는 510억 달러 규모의 국가 부채 중 중국의 비중이 10%라고 밝혔지만 인도ANI통신은 중국에 진 빚이 전체의 17%인 약 80억 달러, 미국의소리(VOA)는 22%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스리랑카 정국 혼란의 책임이 인프라 투자 지원을 빙자한 사실상 중국의 고리대금업이었다는 서방국가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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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8월 육·해상으로 아시아 대륙을 넘어 아프리카·유럽까지 연결하는 경제벨트 구상인 ‘일대일로’ 전략을 제안했다. 이후 60여 개 국가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차이나 머니’에 발목이 잡혀 심각한 경제위기에 맞닥뜨린 국가는 스리랑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파키스탄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등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개도국을 부채의 늪으로 빠뜨린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최근 시 주석은 라닐 위크레마싱헤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에게 “힘닿는 대로 지지와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위 ‘병 주고 약 주는’ 행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연대, 미국의 거센 고립 전략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지도 예전 같지 않다.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을 동맹 안보의 직접적 위협으로 규정하는 등 국제사회에서는 반중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19개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과 미국·일본은 물론 호주·스웨덴 국민 80% 이상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올 초 대만과 화교 사회에서는 ‘방주와 중국’이라는 필명의 작성자가 쓴 장문의 글이 화제가 됐다. 해당 글은 “시진핑은 민중들에게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려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적개심만 불러일으켰다”며 “성급한 민족주의로 시진핑과 세계의 갈등이 ‘감정 싸움’ 양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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