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학자 절반 이상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

한국경제학회 설문조사 공개

물가 상승세 지속된다 전망

“이미 외환금융시장 불안 전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연합뉴스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초기 진입 단계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경기 상황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경제학회가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 경제학자 3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자 응답자 54%가 ‘징후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답변했다. 나머지 가운데 41%가 ‘인플레이션은 존재하나 경기 부진은 아니다’라고 답변했고 5%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라는 답변을 골랐다.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한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물가는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경기후퇴를 시작되지 않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 진입 단계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본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자체는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러한 측면에 따른 위험성과 불안요인이 반영되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개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반면 경기 부진은 아니라고 본 이승덕 성균관대 교수는 “잠재성장률 그리고 앞으로 경제가 움직일 경로를 고려할 경우 경기 부진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경제환경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윤영진 인하대 교수 역시 “산업생산 등 지표를 볼 때 경기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경제학자 대부분은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현재의 물가 상황에 대한 원인과 전망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82%가 “유동성 이슈와 비용 충격이 함께 발생해 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본 응답자는 13%, 비용 상승 충격으로 물가가 오른 만큼 유동성 회수의 필요성과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 응답자는 5%에 그쳤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향후 하방 리스크는 크다고 봤다. 응답자 47%는 ‘현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경기 부진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고, 42%는 ‘현재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나 긴축 통화정책으로 이후 하회할 수 있다’고 했다.

허석균 중앙대 교수는 “현재 여러 기관이 예상하는 성장률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에 비하여 낮지 않아 보인다”라며 “향후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강화되면 이로 인해 성장률이 아래쪽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덕 교수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아니어도 경기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조지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