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외과수술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알려진 췌두십이지장을 절제할 때 로봇수술이 복강경절제술과 대등하게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입증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최문석 간담췌외과 교수와 강창무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담도암, 췌장암, 팽대부암,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을 비롯한 췌담도암에서 시행되는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 내에서 진행된다. 또한 췌장-공장, 담도-공장, 십이지장-공장에 걸쳐 세 가지 문합술을 동시에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입원기간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개복수술 대비 통증과 출혈이 적은 등의 장점이 밝혀지면서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수술법이다. 췌장암의 경우 수술 후 무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크게 로봇과 복강경 절제술로 나뉜다. 이 중 로봇수술은 3D 이미지를 제공하고 로봇 관절이 540°로 움직여 자유도가 높은 데다 의료진의 손떨림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다만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었다.
최문석·강창무 교수팀은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의 안전성과 실현 가능성을 비교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복강경술을 받은 207명과 로봇수술을 받은 50명 등 총 257명의 환자를 분석 대상으로 포함하고, 편향(Bias)을 줄이기 위해 성향점수매칭분석법(Propensity-score matched analysis)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수술 시간, 출혈량, 입원 기간, 췌장루·위배출지연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 등의 측면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췌장-공장 문합술을 시행할 때 수술 난이도와 직결되는 췌장관의 직경이 2mm 이하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 분석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두 술식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의 가장 위험한 합병증으로 꼽히는 수술 후 췌장루 위험인자 분석에서는 췌장의 성상이 연성(Soft pancreas)인 경우만 췌장루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문석 교수는 “췌담도암 환자에게 시행되는 2가지 최소 침습 수술법의 안전성과 타당성이 대등하고, 췌장관의 직경과 관계없이 모두 안전하고 유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두 수술법 모두 우수성을 지님을 확인한 만큼 개복수술을 대신해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더욱 좋은 예후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급 국제학술지 ‘내시경적 절제술과 기타 중재시술(Surgical Endoscopy and Other Interventional Techniques)’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췌담도암에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서 환자의 여건과 중증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 최소 침습 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간담췌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췌담도암 전문 진료과들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