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고객님껜 다른 회사 카드가 좋아요"…카드사 '1사 전속주의' 완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가닥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적용 가능

카드사·빅테크 경쟁 더 치열해질 듯





카드사가 자신의 신용·체크카드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있는 ‘1사 전속주의’ 규제가 올해 하반기 완화된다.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마이데이터 산업을 둘러싼 금융 업계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카드사들은 규제 완화를 대비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달 마이데이터 사업 시 카드사가 다른 회사의 카드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할 계획이다. 예컨대 신한카드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가 새로 카드를 만들려고 할 때 신한카드에서 자사의 카드 뿐만 아니라 KB국민·우리·하나 등 이용자의 소비 패턴에 맞는 다른 회사의 카드도 추천해주는 식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회사는 다른 카드사의 상품을 추천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카드업계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받아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 이유 중 하나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는 이용자에게 다양한 맞춤형 카드를 추천해 주면서 플랫폼 회원을 늘리고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카드사는 제도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기울어진 운동장’ 식의 규제로 이를 꼽고 있다.

관련기사



이에 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6개 카드사는 올해 1월 금융위에 이 같은 내용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삼성카드와 상업자 표시 카드(PLCC)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카드를 제외하고는 주요 카드사가 모두 규제 완화 필요성을 주장한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큰 법적 이슈는 없다고 봐 이르면 8~9월 정도에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핀테크와 비교했을 때 부각되는 것이 이해상충 문제다 보니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전에 미리 준비해두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핀테크 플랫폼을 사용하든지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든지 동일한 조건을 기입하면 동일한 결과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카드사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움직임에 발맞춰 지정 후 단기간 내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업권의 지속적인 요청사항이었던 1사 전속주의 규제가 해제되면 관련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타사와 계약 및 운영 방식에 대한 협의는 필요하지만 규제 해제에 따른 마이데이터 사업 효율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도 “신한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신한플레이’에 들어와서 신한카드가 아닌 타사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신한플레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것처럼 마이데이터 부문에서도 타사 상품을 쓰더라도 일정 부분 중개 수수료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규제 완화 시 마이데이터 사업을 둘러싼 카드사와 빅테크사 간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기준 38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페이 역시 연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카드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지정 후 가급적 긴 시간을 소요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게끔 관련해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