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존 7월 물가 8.9%로 사상 최고치…에너지發 인플레 우려 여전

■ 유로존 2분기 0.7% 성장

스웨덴 1.4%·伊 1% 전망 상회

이달 소비자신뢰지수 사상 최저

JP모건 "연말부터 침체" 전망도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가운데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에 시달리는 유럽에서도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분기에는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속도가 붙으면서 하반기 침체 우려는 여전하다.



29일(현지 시간) 유럽통계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0.6%)는 물론 시장이 전망한 0.2%도 웃도는 수치다. 경제 대국인 독일의 성장률이 0%에 그치기는 했지만 1분기에 -0.4%였던 스웨덴의 성장률이 1.4%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스페인(1.1%), 이탈리아(1.0%), 프랑스(0.5%) 등이 모두 전망치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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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이냐치오 비스코는 GDP 발표에 앞서 “(유럽에) 경기 침체 위험이 있다”며 “(침체에 대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유럽위원회가 발표한 유로존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27.0으로 전월(-23.8) 대비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스코 총재는 “실물경제에서 우리가 보는 것들이 그리 고무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유럽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유로존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 4분기에는 -0.2%를 기록하고 내년에야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도 3분기 0.5%에서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성장률이 모두 -0.5%로 뒷걸음질하며 연말부터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2분기 GDP가 발표된 뒤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분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9%로 전월의 8.6%를 훌쩍 뛰어넘으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9월 중 ECB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갑작스러운 긴축이 유럽 경기를 침체로 몰아갈 가능성 또한 높아진 셈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 업체 가스프롬이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가스 공급을 재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공급량을 기존의 20% 수준으로 더욱 줄이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어 유럽의 물가 상승률은 8월 이후에도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CB의 고강도 긴축은 일부 회원국의 재정 악화와 그에 따른 침체 리스크도 고조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재정위기 논란에 휩싸인 이탈리아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는 10년물·5년물 국채를 각각 3.46%, 2.82%의 수익률로 발행했다. 이는 2013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전날 독일이 10년물 국채를 이달 초보다 0.28%포인트나 낮은 0.94%의 수익률에 발행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 CNBC방송은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임에 따라 유럽의 경제 위축은 이제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은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유럽이 힘겨운 겨울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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