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부도덕한 화석연료 수익에 과세해야"… 유엔 사무총장도 ‘횡재세 ’ 꺼냈다

정유사 초과이윤에 세금 부과

취약계층 지원 재원 활용 주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 신화연합뉴스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 신화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수익이 고공 행진하는 글로벌 정유사들에 ‘횡재세(Windfall Tax)’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횡재세는 정상 범위를 넘어선 수익에 추가로 징수하는 세금이다. 일부 국가가 이미 횡재세를 도입한 가운데 구테흐스 사무총장까지 정유사들의 초과이윤에 대한 과세를 주장하면서 정유사를 상대로 한 각국 정치권의 정책적 압박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 시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화석연료 업체의 터무니없는 탐욕과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에너지 공룡 기업들이 올 1분기 거의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며 “가난한 사람들과 공동체들이 고통받는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기업들이 이처럼 막대한 이득을 누리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재원으로 기금을 마련해 취약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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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치솟는 과정에서 글로벌 정유사들의 수익은 급상승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2분기 순익이 1년 전의 3배가량 늘어난 85억 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엑손모빌의 순이익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밖에 이탈리아 석유 기업인 애니, 프랑스 토탈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일부 국가는 이미 횡재세를 도입했다. 영국이 석유·가스 기업에 25%의 초과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헝가리 정부 역시 횡재세 개념을 도입해 에너지 기업 몰(MOL)에 대한 법인세를 25%에서 40%로 올릴 예정이다. 미 의회도 이익률 10%가 넘는 석유 기업에 21%의 세금을 추가로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횡재세가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급 불안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시장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며 “현재의 에너지 부족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에 제공되는 보상을 과장한다면 이는 다음 에너지 공급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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