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등기임원 등재와 함께 ‘책임경영’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년째 달고 있는 ‘부회장’ 직함을 떼고 이르면 올해 10월께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12일 복권 결정으로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취업 제한 족쇄에서 벗어났다. 본격적인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려 책임경영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등기임원에서 내려온 뒤 지금까지 무보수 미등기임원으로 있다.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고도 경영에 나설 수 있지만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임원 복귀가 거론된다. 다만 여전히 다른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을 감안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이 한층 거듭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회장 직함을 달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완전한 3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그룹의 미래를 제시하는 시발점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4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 직함을 갖지 않고 있는 경우는 이 부회장뿐이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10년째 부회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르면 10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체적인 승진 시기로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기인 10월 25일, 창업주이자 조부인 이병철 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이 언급된다. 이보다 늦으면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이 될 가능성도 있다.
회장 직함은 법률(상법)상 직함이 아닌 만큼 사내 주요 경영진의 의사 결정만으로 결정할 수 있어 결단만 내리면 별다른 걸림돌도 없는 상태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해외 무대에서 굵직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도 직함에 대해 확실히 정리해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은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사업 전반을 재검토하며 서서히 활동 반경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로서 책임감을 갖고 그룹을 이끌 수 있도록 회장 자리에서 경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