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출시가 좌절된 비운의 ‘롤러블폰(화면이 돌돌 말리는 폰)’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등장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고나라에 올라온 LG 롤러블폰’이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최근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롤러블폰을 50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판매자는 액정 비닐까지 그대로 붙어 있는 롤러블폰과 부속품, 설명서 등을 촬영해 올렸다.
사진을 보면 롤러블폰 후면에는 3개의 카메라가 탑재돼 있고 폰케이스에는 LG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특히 LG전자가 작성한 편지가 눈길을 끌었다.
편지에는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을 드리며. 이 폰은 혁실을 통한 창조,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LG의 기술 역량을 집중해 상상을 현실로 만든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이자, LG스마트폰의 마지막 작품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LG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신 귀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연구원들이 1000여개의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고, 한정된 수량만 생산해 이 폰을 드립니다. 롤러블폰을 개발한 도전 정신과 혁신 역량은 LG의 전 사업 부문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애정과 관심으로 LG와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롤러블폰은 LG전자가 한정 수량으로 제작해 무료로 제공한 비매품으로 추정된다.
현재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해당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재확산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거 진짜 갖고 싶었다” “편지가 너무 슬프다”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에는 롤러블폰 실물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IT 유튜버 ‘체크아웃테크’는 LG의 롤러블폰이 담긴 25초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을 보면 롤러블폰의 화면 속 버튼을 터치하자 디스플레이가 옆으로 늘어났다. 기기 후면은 중고나라에 올라온 사진 속 롤러블폰과 동일했다.
한편 LG는 지난해 1월 CES2021에서 롤러블폰의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롤러블폰은 디스플레이가 돌돌 말렸다 펴지는 디자인으로 일명 ‘상소문폰’으로 불렸다. 화면을 펼치지 않았을 때 6.8인치(1080x2428) 크기지만 펼치면 최대 7.4인치까지(1600x2428) 확장된다. 당시 업계에선 출고가를 240만~260만 원대로 예측한 바 있다.
롤러블폰은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기기 형태) 경쟁을 예고했던 LG의 기대작이었다. LG가 지난해 4월 전파인증까지 마쳤지만 같은 달 모바일 사업을 철수를 발표하면서 롤러블폰은 출시조차하지 못했다.
이후 ‘세계 최초 롤러블폰’ 타이틀을 놓고 삼성전자와 중국기업인 오포, TCL, 화웨이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