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뒷북경제] 또 역대 최저 출산율…외신 "韓, 경제 위기 직면할 것"

지난해 합계출산율 0.81명에 불과

올해 0.7명대 진입 가능성 전망까지

외신 "2100년엔 인구 반토박…경제 부담 ↑"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1명을 기록했습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가 한 명이 채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보다 0.03명(3.4%) 줄어 6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은 다소 줄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 ‘꼴지 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난 2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이 전년 동기 대비 0.07명 감소한 0.7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출생아 수는 5만 9961명에 불과했습니다. 2분기 출생아 수가 6만 명을 밑돈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기준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7명대로 주저 앉을 것이 확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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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이 같은 한국의 ‘인구 가뭄’을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OECD 국가들의 출산율은 떨어지는 추세”라면서도 “다만 한국에서 이런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높아지는 생활비와 급등한 집값, 코로나19 대유행이 한국의 저출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죠. 블룸버그통신은 “유엔(UN)과 세계은행(WB)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 이상인 경제 대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라며 “2100년에는 인구가 지금보다 53% 감소한 2400만 명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외신은 한국의 저출산이 한국 경제를 짓누를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BBC방송은 “저출산이 한국을 엄청난 부담(immense strain)에 빠뜨릴 수 있다”며 “의료 시스템과 연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공공지출이 빠르게 늘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 “이 외에도 청년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인구 감소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라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복지 지출이 증가하면 경제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 정부 출범 후 이렇다 할 인구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할 정책을 발굴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의 명칭을 ‘인구정책’에서 ‘인구위기’로 전환했을 뿐입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인구 위기 대응 방안과 부문별 대책을 7월 이후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8월이 다 지나도록 정책이 나오지 않은 것이죠. 그러는 사이 인구 감소의 충격은 이미 우리 일상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울 도봉고가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결국 문을 닫기로 한 것입니다. 서울 일반계 고교로는 첫 사례입니다. 더 큰 충격이 닥치기 전에 하루 빨리 인구 가뭄을 끊어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세종=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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