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IRA에 웃는 폐배터리株…공모가 대비 5배 치솟기도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처 부각

지난달 코스닥 입성한 새빗켐

시초가 대비 145% 이상 폭등

성일하이텍·코스모화학도 쑥

리사이클링산업 성장성 매력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을 중심으로 공모가보다 6배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증권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배터리 제조 업체들의 소재 조달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이 외형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새빗켐(107600)은 이날 17만 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시초가보다 145.3% 폭등한 수치다. 공모가인 3만 5000원의 5배에 버금가는 상승률이다. 7월 말 상장한 성일하이텍(365340) 역시 시초가(9만 9900원) 대비 35.5% 상승한 13만 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5만 원보다 168%나 폭등했다. 코스모화학(005420)도 8월 이후 40%를 훌쩍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주가 큰 관심을 받는 배경은 배터리 제조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소재 공급처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유가금속 회수율을 기록 중인 새빗켐은 LG화학(051910)으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고 제조한 전구체 복합액을 한국전구체주식회사(켐코)에 납품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전구체주식회사는 LG화학과 고려아연(010130)의 합작 회사다. 2024년 6월부터 10년간 진행되는 장기 계약이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폐배터리 재활용 초기 단계에서 대기업과의 협력 및 공급 레퍼런스가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돼 새빗켐 역시 단계적 생산능력 증설에 따른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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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IRA를 실시하면서 원재료 수급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의 매력을 더한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리튬·니켈 등 원재료를 조달할 것을 내걸고 있다. 배터리 원료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공급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중국 이외에 리튬과 니켈 등 원료를 생산하는 국가의 대부분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니켈 주요 생산국인 인도네시아, 코발트 주요 생산국인 콩고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며 “미국 내 전기차 밸류체인 입장에서는 향후 조달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으나 한계가 있어 미국 입장에서 국가 이익을 위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계가 주요 국가의 직접적인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첨단배터리연방컨소시엄(FCAB)’을 구축하면서 자국 내 배터리 밸류체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단기·장기 목표에 모두 배터리 재활용 관련 정책 목표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2025년까지의 단기 목표에는 리튬·니켈·코발트·흑연 등 핵심 소재 회수율 향상이 담겼다. 2030년까지의 장기 목표에서는 미국 내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90%를 재활용 메탈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형성하겠다고 제안했다.

유렵 역시 올해 3월 유럽연합(EU) 배터리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및 전기차 등의 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했다. 2030년부터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원료의 일정 비율 이상을 재활용으로 조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현수 연구원은 “향후 배터리 공급망의 부담이 가중될 경우 정책 변수 약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글로벌 탄소 중립이라는 메가트렌드 속에서 정책 변수 약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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