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성 괴롭히는 생리통, 9년새 2배 증가…15~24세 환자가 47%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원발성 월경통 환자 특성·의료이용 현황 분석

의료기관 내원 환자 수 2018년 6307명 집계…2010년대비 55%↑

한의사가 원발성 월경통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한의사가 원발성 월경통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잊을만 하면 찾아와 일상생활을 괴롭히는 생리통 환자가 9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박진훈 한의사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총 9년간 원발성 월경통과 상세불명의 월경통을 진단 받고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4만 1139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초경을 시작하면서부터 여성들을 괴롭히는 월경통은 크게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나뉜다. 원발성 월경통은 자궁에는 문제가 없으나 월경 자체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통증을 말한다. 반면 속발성 월경통의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골반 염증 등과 같이 자궁이나 골반 등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는 점이 주된 차이다.

특히 원발성 월경통은 전 세계적으로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에게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2020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원발성 월경통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 수는 28만 1248명에 달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원발성 월경통의 치료 방법 및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치료 동향을 파악해 비용 효율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현황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자생한방병원 박진훈 한의사.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자생한방병원 박진훈 한의사.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원발성 월경통으로 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 수는 2010년 4060명에서 2018년 6307명으로 약 55.34% 증가했다. 덩달아 총 비용도 115.9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5~24세 젊은 층이 46.67%로 가장 많았고, 25~34세(28.04%)·35-44세(14.95%) 순이었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한의과와 의과 모두 이용하는 환자도 15~24세 연령층이 절반이 넘는 54.56%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부인과질환 치료를 기피하는 미혼 여성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원발성 월경통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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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원발성 월경통 환자의 의료이용 내역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먼저 내원 유형을 살펴본 결과 외래치료가 99.69%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환자 1인당 의료기관 평균 내원 횟수는 한의과의 경우 매년 약 3.5회, 의과는 약 1.5회로 한의 의료기관의 내원 빈도가 의과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2010년에서 2018년까지 비슷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의료기관의 9년간 의료서비스 제공 건수를 분석한 결과 치료(44.39%)·진찰(36.7%)·검사(10.88%) 순으로 나타났다. 한의과의 경우 치료가 72.41%로 실질적인 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진찰(24.14%)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의과의 경우 진찰(47.89%)과 검사(20.57%)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용 측면에서 한의과는 치료비의 비중이 전체 55.86%로 가장 높았고 의과는 진찰료가 69.74%로 가장 많이 지출됐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원발성 월경통에 대한 한의치료법의 총 치료 수, 총 비용, 1인당 연평균 비용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그 결과 침치료가 5만 4269건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총 비용과 1인당 연평균비용도 침치료가 각각 20만4594달러, 25.18달러로 가장 많이 지출돼 원발성 월경통 치료에 있어 침치료가 높은 빈도로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뜸과 온냉경락치료, 부항 등이 침치료의 뒤를 이었다.

논문의 제 1저자인 자생한방병원 박진훈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원발성 월경통에 대한 국가 단위 의료현황 연구가 많지 않았던 상황 속 한의과와 의과로 구분되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대표성을 지닌다”며 “총 9년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현황을 넓게 살펴봄으로써 보건 분야 전문가들에게 원발성 월경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시범 사업 및 정책 의사 결정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SCI(E)급 저널 ‘국제여성건강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Women’s Health)’ 8월호에 게재됐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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