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첫 인선부터 ‘삐걱’…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난항

‘호남’ 박구용 교수 임명 당일 사의

‘탕평’ 없는 ‘친명’ 일색 인사 지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성형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성형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이끌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지명 당일 사의를 표하면서다. 박 교수는 이 대표에게 국립대 교수로서 특정정당의 지도부를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학생들의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는 주위의 만류가 있었다는 이유로 최고위원 직 사양 의사를 전했다.



박 교수가 지명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물러나면서 인선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박 교수는 최고위원으로 지명되기 나흘 전인 지난 1일 이 대표가 광주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의 사회자를 맡았다. 그 이후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4일 지도부 간담회를 거쳐 최고위원으로 내정됐다. 이 같은 지적에 박성준 대변인은 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주 전남의 민심을 받아들여서 거기에 있는 오랫동안 시민사회 영역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추천받았고 그 중 한 분이 박 교수였다”며 “고심 끝에 수락을 하기는 했는데 그 이후 여러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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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도부 초기 인선이 ‘친명(親明)’ 일색이라는 점도 꾸준히 지적받는다. 박 교수는 지난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표를 소개하며 ‘새로운 시대정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박 교수가 친명계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명 색채는 당직 인선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과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7인회’ 멤버다. 김승원·양부남 공동 법률위원장도 친명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동안 통합을 강조한데 이어 취임 직후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탕평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결국 ‘믿는 사람’을 중용한 셈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전대 기간 동안 사당화 논란이 있었던 만큼 균형 있는 인사가 이뤄질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 교수가 최고위원 직을 고사하면서 민주당 최고위는 당분간 7인(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 5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시한 기조대로 호남권 인사 한 명과 영남 및 노동계 인사 한 명을 각각 지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석 이후에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한 핵심관계자는 “최고위원 후보군이 정해지면 지도부 인준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한 만큼 추석 전 발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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