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음란물 자료 살래요?"…성범죄는 'n번' 이어진다

<중> '제3의 n번방' 디스코드, 범죄의 씨앗

해외앱 디스코드 개인채팅 통해

음란물 판매·성매매 알선 버젓이

'지인 능욕방' 운영 정황도 수두룩

텔레그램 추적 피할 '은신처' 악용

디스코드 개인 채팅방에서 음란물 거래를 제안하는 채팅이 오고 있다. 디스코드 캡처디스코드 개인 채팅방에서 음란물 거래를 제안하는 채팅이 오고 있다. 디스코드 캡처




해외 채팅 애플리케이션 디스코드를 통한 ‘제3의 n번방’이 활발히 운영 중인 가운데 채팅을 통한 또 다른 파생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코드 방 참여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개인 간 채팅을 통한 음란물 판매, 성매매 알선 등 범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디스코드에서 운영되는 ‘제3의 n번방’은 개인 간 음란물 판매와 성매매 알선의 통로가 되고 있다. 기자가 1일 확인한 음란물 공유방은 폭파와 재개설을 반복하며 이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특히 일요일인 4일 오후 10시께는 실시간 온라인 참여자가 평일보다 3배가량 많은 1700명으로 늘었다.



디스코드 음란물 공유방에서는 개인 채팅방을 통한 개인 간 음란물 거래 제안도 이뤄졌다. 2일 기자가 디스코드 음란물 공유방에 참여하자 한 계정에서 메시지를 받았다. 기자에게 접근한 해당 계정은 “자료 사보실래요. 초중고딩 자료는 디코(디스코드) 방에서는 못 얻어요. 초중고딩 자료는 개인으로만 사야 해요”라며 음란물 구매를 제안했다. “자료가 얼마냐”는 문의에 “가격은 5만·7만·10만·15만·20만 원 순이며 초·중은 7만·10만 원이 제일 좋다”고 답했다. “얼마짜리 사실 거냐”는 질문에 기자가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답변을 망설이자 디스코드의 전화 기능을 통해 전화까지 걸며 집요하게 구매 요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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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채팅방을 통해 성매매 알선 홈페이지 링크가 담긴 메시지도 여러 개 받았다. ‘아르바이트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를 누르자 성인 인증 페이지가 떴지만 나이를 속여 입력해도 성인 인증이 가능해 사실상 실효성이 없었다. 접속한 페이지는 음란물 영상 공유와 성매매 알선이 이뤄지는 불법 사이트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을 통해 폭파된 디스코드 방의 새로운 링크를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지인 능욕방’이 운영되는 정황도 발견됐다. ‘지인 능욕 범죄’는 주로 지인이나 일반인, 연예인과 같은 특정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피해 대상자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로 합성·편집해 유포하는 범죄다. 실제 해당 ‘능욕방’에서 피해 대상자의 실명과 개인정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이 공유됐다.

디스코드가 텔레그램 n번방의 ‘은신처’로 기능하며 여러 파생 범죄가 이어지는 실태는 2020년 텔레그램 ‘n번방’이 한창 성행하던 시기부터 이어졌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2019~2020년 무렵부터 텔레그램과 함께 디스코드가 불법 음란물 공유 통로로 활용돼왔다”며 “경찰 추적이 이뤄지는 경우 디스코드로 다같이 옮겨가는 등 서브 플랫폼이나 은신처로 활용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음란물을 다운받으라며 개별로 홍보하는 메시지를 뿌리거나 다른 방으로 초대하는 경우 혹은 지인 능욕이나 공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방으로 활용되는 방식도 이어져왔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27일 디스코드에서 회원들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한 10대 청소년이 실형을 구형 받았다. A 군은 디스코드에서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메가클라우드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했다. 검찰은 A 군에 대해 장기 6년, 단기 5년 및 3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구형했다. A 군에 대한 선고공판은 2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린다.


박신원 기자·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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