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퀸엘리자베스콩쿠르 1위 최하영 "한국선 생소한 곡,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우승 예감할 연주' 현지 찬사에 놀라

강한 멘탈로 코로나 확진도 이겨내

2위 첸 손잡고 14일부터 전국투어

다양한 연주 긴장보단 설렘 더 커

첼리스트 최하영이 6월 퀸엘리자베스콩쿠르 당시 준결선 경연에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SBU, ⓒ금호문화재단첼리스트 최하영이 6월 퀸엘리자베스콩쿠르 당시 준결선 경연에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SBU, ⓒ금호문화재단




“제 이름을 걸고 처음하는 전국투어이기도 하고 많은 작품을 다양하게 연주하게 돼 긴장이 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설레는 마음이 더 커요. 첼로의 여러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을 선보이는데 공연장에 오시는 관객분들도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음악을 즐겨 주시면 좋겠어요.”

6월 벨기에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첼리스트 최하영이 우승 후 처음으로 공연을 통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콩쿠르 결선 당시 ‘우승을 예감하게 하는 연주’라는 찬사를 들은 폴란드의 현대음악가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 협주곡, 준결선곡이었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 등을 선보인다. 쇼팽·드보르자크·멘델스존 등 잘 알려진 음악가의 작품은 물론 벤저민 브리튼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레퍼토리도 준비했다. 8일 전화로 만난 최하영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특히 브리튼의 곡은 국내에서 잘 연주하지 않지만 국내 관객들에게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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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영은 올해 이 콩쿠르에서 2위에 오른 중국의 첼리스트 이바이 첸과 함께 14일부터 21일까지 서울을 비롯해 부산·서귀포·철원·광주 등을 돌며 공연을 벌인다. 특히 부산·서울·서귀포·철원·광주를 매일 오가는 만만찮은 이동 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매일 다른 도시에서 연주하는 것은 제게도 상당한 도전”이라며 “타이트한 일정 속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첸과도 콩쿠르 후 함께 투어를 다니면서 상당히 친해졌다고 덧붙였다.

첼리스트 최하영. 사진 제공=금호문화재단첼리스트 최하영. 사진 제공=금호문화재단


콩쿠르 우승 당시를 돌아봤을 때 소감이 궁금했다. “결선에서 연주를 후회 없이 재미 있게 한 뒤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는 최하영은 1위를 가장 먼저 호명하는 콩쿠르의 전통에 따라 첫 순서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상당히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등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우승하리라는 생각은 못했다”며 “저는 첼로가 목소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첼로를 통해 전하는 말로 청중과 교감하고 싶은 감정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연이 끝난 후 숙소에서 현지 신문을 보던 중 ‘루토스와프스키의 생소한 곡으로도 우승을 예감할 수 있는 연주였다’는 리뷰를 뒤늦게 읽고 상당히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최하영은 이번 콩쿠르 직전 코로나19에 확진돼 현지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는 특별한 멘탈 관리 비법은 없고 “그저 무대에 많이 섰고, 경험이 쌓여서 점점 멘탈이 강해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다. 또한 “우승한 덕분에 여러 일정이 생겼고 미국과 이탈리아 등 투어도 잡혔다. 벨기에에서는 쇼핑몰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겼다”면서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콩쿠르를 계기로 현대음악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실제로 젊은 작곡가들로부터 협업 제안도 많이 받았다는 그는 “결선 당시 어려운 곡이지만 새로운 세상을 접한 느낌이었다”면서도 “현대음악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시대의 음악에 관심이 많다”며 웃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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