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킹 달러 너무 좋다"…치솟는 환율 반기는 개미들 [코주부]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1380원을 넘었고, 이제 1400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장중 고가 기준 1392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에디터를 포함한 개미투자자에겐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는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환율 예상은 신의 영역이긴 하지만, 이유를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왜 오르는지, 킹달러 시대 투자법 등을 <코주부>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환율 왜 오르는거니…파월 때문이라고?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습니다. (복잡해 그냥 핵심만 말해봐.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아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적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 일변도였던 달러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후 초강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금은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가 아니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9월 개최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죠.

파월 발언과 환율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준의 최대 과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려 있는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포석입니다.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러면 경기도 안 좋은데 굳이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국제 금융자본은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해외 투자가 줄어들면 국내에 있는 달러가 줄어들게 될 테고, 이는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한미 금리 역전과 격차 확대 가능성도 환율 고공행진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연 2.25~2.50%)과 한국(2.50%)의 정책금리 상단이 같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9월에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미국(3.00~3.25%)의 정책금리 상단이 우리나라보다 0.75%포인트나 높아집니다. 기준금리는 시차를 두고 시중은행 등의 금리에 반영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미국보다 이자를 덜 주는 한국은 투자처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 외에 유로존과 중국 경제의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도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현재로선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이유를 찾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투자 기회는 많아


▲은행별 환전수수료(사고팔때 합산)

KDB산업은행 3%

신한은행 3.5%

우리은행 3.5%

KB국민은행 3.5%

하나은행 3.5%

SH수협은행 3.8%


다행히 킹달러 시대 투자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나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직관적인 투자 방법이 떠오르시죠? 맞습니다. 은행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집 안 장롱에 고이 모셔두면 됩니다. 이때 환전 수수료는 생각하셔야 합니다. 은행 환전 수수료는 보통 3~4% 정도입니다. 돈을 벌려면 수수료보다 달러 가치가 더 올라야 하겠죠?

외화예금도 있습니다. 에디터가 직접 은행에 물어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화예금 이자율이 0%대였지만,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하나은행의 경우 한 달만 맡겨도 2.35%, 6개월이면 3.29% 1년이면 3.61%의 이자를 준다고 합니다.(은행마다 이자가 다르니 비교는 필수)

은행 가기 귀찮은데, 다른 방법은 없니? 이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달러가 있다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달러 RP는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 표시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약정 가격으로 증권사가 다시 사들이는 상품입니다. 증권사에 따라 다르지만 수익률은 세전 기준 2.7%에서 3%초반까지 다양합니다. 예금자 보호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 방법을 생각하신다면 달러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달러가 오른 만큼 수익도 늘어납니다. 대표 상품 중 하나인 KODEX미국달러선물ETF의 수익률은 8월 기준 20%에 육박합니다.

환전 수수료는 없습니다. 다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연 0.2~0.4%대 운용 수수료와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합니다.

해외 주식투자의 비중을 늘리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기술주 조정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위험 부담이 크겠죠? 이밖에 보험료 납입과 지급이 달러로 이뤄지는 ‘달러 보험’ 투자도 있습니다. 보험사의 환전특약서비스 등으로 원화로 가입해도 달러로 보험료 납입이 이뤄지는 만큼 직접 환전하지 않고 원화로 ‘환테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이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고, 초기에 수수료를 많이 떼기 때문에 중도 해지 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고환율 정점? 대비책도 마련해야겠죠


최소 올해 말까지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반면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며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습니다. 유럽이 에너지 대란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주택시장 침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앞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면 미국 달러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면 됩니다. 실제 일부 개미들은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모양새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8월 들어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를 순매수한 금액은 7월 순매수액 대비 2배, 지난해 8월에 비해서는 3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택은 투자자들의 몫이죠. 그러나 지금처럼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귀를 열어둘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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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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