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터 일침] 명절 앞두고 앉을 새 없이 바쁜 마트 판매직… '족저근막염' 주의하세요

■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오래 서서 일하는 마트 판매직, 족저근막염 발생 위험 높아

디스크질환에 이어 2번째로 빈발…여성 환자 중 50대가 30%

한방에서는 침·약침 치료와 한약처방 병행…근막강화에 도움

오래 서서 일하는 마트 판매직은 족저근막염 발생 위험이 높다. 이미지투데이오래 서서 일하는 마트 판매직은 족저근막염 발생 위험이 높다. 이미지투데이




# 대형마트 판매직으로 일하는 박씨(53). 추석을 앞두고 몇 주 전부터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추석 선물용품, 제수용 식품 판매부터 계산대 업무까지 투입되며 말 그대로 엉덩이를 붙일 새도 없이 종일 업무를 이어가던 박씨. 불현듯 발바닥에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무시한 채 버티다 보니 점차 발바닥 안쪽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서 있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졌다. 급기야 병원을 찾은 박씨는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보존적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며 발 건강을 위해 힘쓰기로 한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사거나 장 보기를 위해 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성수품 구매처로 대형마트를 이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33.8%로 온라인 구매를 선택한 응답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소비자들이 ‘추석 장보기’에 있어서 여전히 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구매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 시기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판매직 근로자들은 평소보다 몰리는 사람들로 잠시도 쉴 틈 없이 일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의 ‘서서 일하는 업무 환경’이 각종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장시간 서 있거나 걸어 다닐 경우 체중의 부담이 발바닥에 그대로 쌓이면서 ‘족저근막염’ 발생 위험도 커진다. 실제로 한국노동사회연구원이 유통매장 판매직 근로자들에게 다발하는 질병을 조사한 결과, 족저근막염은 22.2%로 디스크 질환(24.1%)과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족저근막염이란 족저근막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누적돼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긴 막으로, 발바닥의 곡선을 유지하고 하중을 견디는 역할을 한다. 보행 시 생기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도 족저근막의 역할이다. 아침 기상 후 첫 발을 디딜 때 밤새 수축해 있던 족저근막이 펼쳐져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통증이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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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형마트 판매직은 중장년층 여성 종사자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족저근막염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발의 지방층이 얇아지는 50대 여성에게서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족저근막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여성 환자 중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14%(5만 8440명)에 달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에 쌓인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시로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를 업무 공간에 비치할 필요가 있다. 휴식 중에는 발바닥을 가볍게 누르거나 발가락을 발등으로 당기며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 온수 족욕으로 발을 풀어주는 것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면 되도록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방에서는 족저근막염 치료를 위해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을 주로 실시한다. 먼저 침 치료는 발바닥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고 통증을 완화해준다. 또한 순수 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 해소와 손상 조직 회복에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근막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에 대한 약침의 치료 효과는 대전자생한방병원과 대전대 한의학과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임상증례 보고 논문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족저근막염 환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되는 ‘신바로 약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통증 숫자척도평가(NRS)가 치료 전 10점(극심한 통증)에서 치료 후 2점(경미한 통증)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은 한의학에서 '제2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건강 상태를 잘 알 수 있는 중요한 신체 부위다. 하지만 우리 몸 가장 아래에 있어 관리에 소홀할 수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발이 보내는 이상 신호에 귀 기울이며 명절과 그 이후를 건강하게 보내도록 하자. /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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