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확장 국면이 마무리되면서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진적 통화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경제 침체 등 각종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되면서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발표한 ‘글로벌 5대 리스크 요인의 향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5개 키워드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딴 ‘STORM’을 올 하반기 세계경제를 관통하는 단어로 소개했다. ‘세계경제의 침체(Stagnation)’ ‘미중 교역 전쟁(Trade war)’ ‘오일 쇼크(Oil shock)’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Russia)’ ‘미 연준의 급진적 통화정책(Monetary policy)’ 등의 첫 글자를 땄다.
먼저 연구원은 세계경제가 경기 사이클상 위기 직후 상승 국면이 종결되고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발적 리스크 요인이 경기 하강 폭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제기된다. 내년 세계경제는 올해보다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 단절로 대중 수출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원인으로 작용했던 고유가는 글로벌 성장 부진에 에너지 수요가 위축되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 에너지 성수기 때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양국 간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이 유로존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급격히 정책 금리를 올리고 있는 점도 세계경제의 교란 요인이 되는 상황이다.
연구원은 대부분 국가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경제 건전성이 약화돼 작은 충격에도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갈수록 리스크 요인의 영향력이 완만히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경착륙 등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퍼펙트스톰’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