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부터 24일까지 5박 7일 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참석한 뒤 곧장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다. 이어 캐나다를 방문해 교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특히 여왕의 국장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져, 런던에서부터에서 뉴욕까지 한미일 정상 간 회동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달 27일 예정된 아베신조 전 일본총리의 국장까지 대화채널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조문외교’을 통한 세계 정상급의 외교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목표는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국과 연대를 강화하고 경제외교를 확대하는 데 있다”며 “런던에 자유민주주의 국가 핵심 지도자들이 총집결할 것으로 보여 윤 대통령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자유와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 연대를 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20일 고위급 기조연설 첫날 윤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며 “이후 캐나다 방문이 추진 중이며 캐나다 측과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선 “이번 총회 주제는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전환점에 놓여 있다고 보고 복합적 도전에 대한 변혁적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제 현안 해결의 실질적 해결,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현지 한미, 한일 양자 회담도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등 3~4곳 등과 양자 회담을 현재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이 만날 경우 최대 현안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될 전망이다. 해당 고위 관계자도 “굉장히 중요 사안이기 때문에 양자회담 계기에 논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29일 방한하기로 해 IRA해법 마련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에도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법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다섯차례 회동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27일 예정된 아베 전 총리 국장에 195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의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 간 강제동원 배상에 문제의식을 공유할 경우 한덕수 총리가 조문 사절단으로 방문하는 아베 국장 자리에서 반향을 일으킬 해법이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