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초전력 반도체로 2050년 탄소중립"…'新환경경영전략' 선언

환경 문제에 2030년까지 7조 이상 투자

"지출 아닌 필수"…1992년 이후 30년만

RE100 가입 완료…자원순환연구소 설립

7대 가전 전력 30% ↓…물 재사용 극대화

미세먼지 저감 기술도 지역사회에 활용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행사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행사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각종 혁신 기술을 통해 기후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는 ‘RE100’ 이니셔티브에도 가입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 제품 수거와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조달에 필요한 비용은 제외한 수치다. 이번 신환경경영전략은 환경문제는 선택적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라는 인식을 담은 1992년 ‘삼성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2050년 직·간접 탄소(스코프 1·2) 순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다.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203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전력 소모가 많은 DS(반도체) 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1700만 톤가량의 탄소를 배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스코프1)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 시설에 집중 투자 하기로 했다. 또 전력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스코프2)을 줄이기 위해 이달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에 최종 가입했다.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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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5년 이내에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국내에서도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그 규모는 약 7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며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 좋지만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친 자원 순환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한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도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씩 개선할 방침이다. 2027년까지 1500여 대에 달하는 모든 업무용 차량을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바꾸고 탄소 감축 성과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탄소감축 인증 위원회’를 통해 점검받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자원순환 극대화를 위해 소재 재활용 기술과 제품 적용을 연구하는 ‘순환경제연구소’도 최근 설립했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 적용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폐제품 수거 체계 역시 현재 50여 개국에서 2030년 180여 개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사업장의 자원 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도 극대화한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인해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이 2030년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도 적용해 2040년부터는 배출 물질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만든다.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2030년 이후엔 모든 사업 부문과 협력사에도 확대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개발·상용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에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설립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 2030년부터는 이를 지역사회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1월 미세먼지연구소를 설립했다. 미세먼지 감지·분석·제거를 위해 다양한 필터, 공기정화시스템 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에너지 구매자로서의 기업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동종 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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