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 영향으로 중국 위안화가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을 2년 2개월 만에 넘어섰다. 양호한 8월 경제지표도 위안화 약세를 막지 못하면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1달러당 7.0054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를 기록했다. 전날 오후 6시 30분께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0178위안에 거래돼 7위안 벽을 돌파한 데 이어 본토에서도 달러당 7위안을 넘었다.
달러·위안 환율이 마지막으로 달러당 7달러 선을 넘었던 것은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 7월이다. 위안화는 통상 중국 경제가 악화되거나 미국과의 갈등이 심해지면 약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에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주요국 통화가 모두 수십 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중국 경기 불안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4% 오르며 2년 여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회복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위안화 가치는 최근 한 달 새 다시 급락세를 나타냈다.
중앙은행의 간접적인 개입과 지표 호조도 위안화 약세 흐름을 막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달러당 7위안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예상치를 웃도는 8월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했지만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8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해 로이터 전망치(3.5%)를 웃돌았고 산업생산도 예상(3.8%)을 넘는 4.2%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 발표 직후 위안화 환율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앞서 인민은행은 급격한 환율 상승세(위안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까지 꺼냈지만 ‘포치’를 막지는 못했다.
국제 전략 전문가인 천지아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포치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지만 단지 기술적인 지표일 뿐”이라며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중국 경제가 회복력을 지속하고 세계의 공장 지위를 유지하고 공급망을 안정시키면 위안화는 단기적으로 달러당 7위안 선이 깨지더라도 결국 균형점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