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넘치는 법정물 속 출사표…미스터리가 차별점(종합)

법정물이 유행처럼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법정물인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가 출사표를 던진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포부다. 선입견을 뛰어넘는 이야기 전개와 열연으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다시 한번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극본 김단/연출 강민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강민구 PD를 비롯해 배우 정려원, 이규형, 정진영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는 극과 극인 두 변호사가 함께 일하며 맞닥뜨리는 사건 속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법정 미스터리 드라마다.

작품의 동명의 에세이에 나오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꾸며진다. 강 PD는 "에세이의 제목부터 끌렸다. 책을 보면서 '승소율 낮은 국선 변호사들이 어떻게 법정에서 우리 서민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나'를 그리고 싶었다"며 "거기에 각 캐릭터들의 비밀도 넣고, 티키타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선 변호사로 여러 가지 사건들을 맡게 되는데, 그런 부분은 에세이에서 가져왔다. 사건은 비슷하지만 풀어가는 과정은 다르고 재밌게 캐릭터에 맞춰서 표현했다"며 "에세이에서는 전혀 만나볼 수 없는, 저희만의 특별한 미스터리가 섞여 있지 않나"고 강조했다.



쏟아지는 법정물이 속에서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는 궁금증이라는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강 PD는 "보통 한 작품에서 두 명 정도의 인물을 미스터리하게 설정하는데, 우리 작품 안에서는 후보군이 많다. 궁금증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려원은 "첫 화를 보면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의심이 된다"며 "한 명의 감정선으로는 쭉 따라갈 수 없어서 매력적"이라고 예고했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노착희를 만들 때 정려원을 어느 정도 생각했다. 그전에 법정물을 많이 해서 거절할까 싶었지만, 대본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좌시백에겐 다양한 면모들이 있는데, 표정이 많이 바뀌지 않으면서도 이를 표현해낼 수 있는 배우가 이규형이었다. 정진영은 앵글에 바스트만 들어와도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분이기 때문에 무조건이었다"고 떠올렸다.



이미 법정물을 여러 번 경험한 배우들은 작품의 색다른 매력에 끌렸다고. 정려원은 "처음에 타이틀을 보고 법정물이구나 싶었다. 법정물을 이미 여러 번 했으니 이번에는 빨리 보고 거절해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며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가 되면서 쭉쭉 읽어 갔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이런 걸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규형은 "나도 법과 관련된 전문직 역을 여러 번 해봤다. 서부지검, 북부지검, 남부지검 다 가보고 감옥도 가봤다"며 "이번 작품의 대본을 보니 정말 재밌고, 잘 넘어가더라. 캐릭터의 서사도 깊고 다채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법정 드라마는 선악 구도도 분명하고, 뻔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작품의 1부를 보니 좀 다르더라"며 "3부까지 보니 아주 다른 이야기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려원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물어뜯는 독종 변호사 노착희 역을 맡았다. 그는 "성공에 목이 마른 승소율 92%의 에이스 변호사로 있다가, 파트너 변호사로 꿈의 자리에 오르려던 순간 사건에 휘말리며 국선 변호사가 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간 차갑고 성공지향적인 캐릭터를 주로 했다. 그런데 노착희는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캐릭터라 화려한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꽂히면 물불 안 가리는 별종 변호사 좌시백을 연기한 이규형은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판사 검사를 거부하고 국선 변호사를 선택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며 "문무를 겸비해 가끔 주먹이 먼저 나가고, 비밀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좌시백과 나는 많이 다르다. 좌시백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고 평화주의자"라며 "깐족거리는 캐릭턴데, 난 좀 점잖은 편"이라고 했다.



정진영은 거대 로펌 장산의 대표 장기도로 분한다. 그는 "명문 대학을 나왔고, 명문 집안의 아들이다. 커다란 야망을 가진 사람으로 굉장히 나쁘다"며 "평판이 좋은 사람으로 외부에 알려져 있어서 이중적인 매력도 있다. 속을 알 수 없고, 무슨 짓을 해서 나쁜 사람이 된 건지도 알 수 없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로맨스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강 PD는 "로맨스는 이야기의 결을 흐리지 않는 부분에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정려원은 "단언하건대 드라마를 보면 '로맨스를 좀 더 하라'고 할 것 같다. 자제하려고 한 건 아니고 작가님이 은근히 심어져 있는 정도로만 했다"고 말했다. 이규형은 "로맨스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와닿을 정도로 은은하다. 분명히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면서 가까워지긴 하는데, 그게 독이 되기도 하고, 싸워야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며 "흔히 생각하는 로맨스는 저희 작품과 거리가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