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글리치' 전여빈·나나, 보이는 것 이상의 케미…다채로운 장르까지(종합)

어딘가 알 수 없는 묘한 장르물이 탄생한다. 외계인이라는 소재를 놓고 보면, SF 미스터리지만 두 인물의 관계성에 집중하면 버디물로 볼 수도 있다. 다양한 색채로 가득 찬 '글리치'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극본 진한새/연출 노덕)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노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전여빈, 나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이야기다.

제목은 시스템 속 오작동이나 버그를 뜻한다. 노 감독은 "지효는 겉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본인만 알고 있는 고민들이 있고 그걸 해결해야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런 것들이 오류나 버그로 일맥상통하지 않나"며 "두 인물을 대변할 수도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 감독은 작품을 한 가지 특정 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소재적으로 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지만 두 인물을 따라가는 버디물이라고 볼 수 있다. SF, 스릴러도 있다"며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작품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두 인물의 관계가 성숙해지는 과정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다. 노 감독은 "친구끼리 이렇게까지 감정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가 싶었다. 어떤 순간에 임계점을 넘고, 친구나 우정이나 규정된 언어로 이들의 관계를 가둬두지 말자고 마음먹었다"며 "어느 쪽으로든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자 싶었다. 친구기도 하지만,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성장하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순간에 이들은 어쩌면 독립된 개체가 아닐 수 있다. 구현된 하나의 인격체에서 파생된 두 인물일 수 있다"며 "나에게도 저런 사람이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더라"고 덧붙였다.

공간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작품의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노 감독은 "드라마가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두 친구뿐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며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래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미장센, 새로운 시도를 용기를 갖고 해봤다"고 강조했다.



외계인이라는 소재에 대해서는 "우주선 타고 내려온 외계인이라기 보다, 지효의 일상 속에서 문뜩 보이는 존재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다변화되고 이중적인 의미로 확대해석될 수 있다"며 "복합장르고 SF로 정의할 수 없기에 외계인에 대한 키워드보다 두 인물의 감정적 서사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외계인을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다. 전여빈은 "귀엽고 친숙해서 동떨어진 존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가 어렸을 때 그려봤을 법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귀여운 외계인"이라고 했다. 나나는 "귀엽고 상상했던 그대로다. 그래서 다른 방면에서 소름 끼칠 수 있을 존재지 않을까"라고 예고했다.

작품은 영화 '연애의 온도'를 연출한 노 감독과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을 집필한 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배우들은 이 점이 작품을 선택한 큰 이유였다고. 전여빈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무채색인 동시에 컬러풀한 형형색색의 빛이 느껴지더라. 이면적이고 다면적인 느낌이 들었다"며 "이는 복합장르뿐 아니라, 각 인물에게서도 느껴지는 면모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내가 원래 감독님의 팬이다. 학창 시절 오디션을 보러 가게 되면 '연애의 온도'에서 나왔던 대사를 긁어모아서 시연을 하기도 했다"며 "진한새 작가님의 '인간수업'도 흥미롭게 봤는데, 전혀 다를 두 분의 조합이 궁금하더라"고 말했다.



나나는 "노덕 감독님과 진한새 작가님의 합작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선 감사했다. 믿음과 신뢰가 깔린 상태에서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며 "이런 소재를 이렇게 다룰 수 있구나 싶어서 신선함과 흥미로운 감정이 들었다. 인물들이 많은데,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모여서 헤쳐나가는 모험들이 재밌게 느껴졌다"고 미소를 보였다.

전여빈은 외계인을 볼 수 있는 지효 역을 맡았다. 지효는 남자친구가 사라지자 '외계인에게 납치된 게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고 추적에 나서는 인물. 전여빈은 "지효는 중학생 때 외계인을 만나는데, 그 기억이 실제인지 환각인지 뚜렷한 상태는 아니다. 만나본 적이 있는 것 같고, 최근에도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고 느끼고 있는 상태"라며 "지효는 자기가 갖고 있는 믿음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달려드는 사람이다. 자기 안의 평범을 지키려고 모른 척도 해봤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느 순간 계기가 생기고 나서는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뛰쳐나가는데, 도전 의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그 모험에 지효는 혼자 걷지 않는다. 함께하는 친구와 손잡고 무한한 에너지를 확장한다"고 덧붙였다.

중학교 시절부터 외계인 덕후였던 보라는 나나가 연기한다. 그는 "미스터리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팔로워다. 미스터리 현상과 외계인을 추적하는 인물"이라며 "어렸을 때 지효에게 이유 모를 절교를 당했고,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된 후에 지효를 다시 만났다. 지효 남자친구가 사라진 것과 내가 추적하는 사건이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함께 추적해 나간다"고 했다. 비주얼에 대해서는 "큰 틀은 전문가가 잡아 줬다. 보라가 타투가 많은데 의미 부여를 하고 싶었다"며 "비속어도 많이 쓰는데, 그것도 보라스럽지 않을까"라고 소개했다.



전여빈과 나나의 케미는 최고였다고. 전여빈은 "지효에게 보라는 춤추기 두려워하는 사람과 빛나는 무대에서 함께 춤춰주는 사람. 춤출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음악"이라고 했다. 나나는 "보라는 어릴 때 지효에게 깊은 상처를 받았다. 누구보다 큰 상처를 줬지만, 누구보다 나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준 존재"라며 "보라가 확신이 들었을 때 지효와 함께 달려갈 수 있다"고 했다. 오는 10월 27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