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北대사, 한미훈련 겨냥해 "전쟁 도화선에 불붙여"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26일(현지시간)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 양국의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핵 개발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김 대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미국은 이 시각에도 조선반도 주변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합동 해상연습을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사는 "이는 명백히 조선반도 정세를 전쟁 접점으로 몰아가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핵무력정책을 법제화한 데 대해서도 "지난 30년간 미국의 간악한 적대정책이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우리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과 군사적 공갈이 가중될수록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 힘도 강화된다"고 위협했다.

김 대사는 유엔의 대북 제재 강화 동향과 관련해서도 반발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놓고 압박하는 유엔 제재는 인정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보장이사회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인 자위권 행사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명시한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을 부정하는 모순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미국이 주장하는 국제질서는 국제법 위에 미국의 이익을 올려놓고 다른 나라들은 이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제국주의적 세력구도"라며 미국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김 대사는 약 18분 간 연설하며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