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전 현대아울렛 발화지점은…CCTV 확인해보니

지하1층 하역장 화물차 근처서 불꽃

정확한 발화 지점은 정밀분석 필요

"스프링쿨러·소화전 물 안나와" 증언도

3개월 전 소방점검서는 문제 지적받아

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캡처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캡처




대전 유성구의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지하주차장 1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화물용 엘리베이터 인근에 주차된 화물차 주변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지난 26일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 1층 물류 하역장 쪽 차량 인근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CCTV 영상에는 화재 발생 시간으로 추정되는 오전 7시 45분쯤 물류기사 A씨가 1t 화물차에서 물건을 내린 뒤 엘리베이터로 옮기는 장면이 담겼다. A씨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뒤 곧바로 화물차 인근에서 연기와 함께 불꽃이 치솟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아웃렛 한 매장에 물건(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들어왔고 평소 승하차 작업이 이뤄지던 공간에 주차한 뒤 물건을 내렸다.

연기와 불꽃이 화물차에서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근처의 다른 곳에서 시작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밀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고 현장에서 초기 방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소방대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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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초기 진압에 나섰던 소방대원들 사이에서 “옥내 소화전을 통해 초기 진화를 하려 했으나 물이 나오지 않았다”, “초기 진압 현장에는 견딜 수 없이 뜨거운 열기와 유독가스가 가득했는데,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등의 증언이 나왔다고 이날 조선비즈는 보도했다.

그러나 소방당국의 공식 입장은 초기 방재 설비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는 것이다. 당국은 지하 주차장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27일 오전 10시 경찰, 국과수,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벌인다.

지난 26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앞에서 화재 발생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연합뉴스 캡처지난 26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앞에서 화재 발생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연합뉴스 캡처


한편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한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은 3개월 전 소방안전 점검에서 화재감지·피난 설비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았다. 현대아울렛 등은 지난 6월 3~12일 현대아울렛이 자체적으로 민간업체에 맡겨 진행한 소방점검 때 24건이 지적됐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현대아울렛은 노후시설·고위험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지하 1층 주차장 화재 감지기 전선이 끊어졌거나 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 주변 화재경보기 경종과 피난 유도등 등도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다만 스프링클러나 제연장치 등에서는 별다른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울렛 측은 “지적된 사항을 모두 개선하고 그 결과를 유성소방서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가 커진 것은 발화가 시작된 지 1시간도 채 안돼 연기와 유독가스가 지하주차장에 급격히 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하 하역장에 쌓여 있던 종이박스와 의류 등의 가연성 적재물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빠르게 번졌고 유독가스도 다량 발생했다. 여기에다 밀폐된 구조 탓에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수평의 지하층을 먼저 뒤덮어 직원들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망자 대부분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는 “모든 출구에서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미뤄 다량의 유독 연기에 의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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