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하락세가 확대되면서 송파구에 이어 ‘준강남’으로 꼽히는 동작·성동구 한강 인근 단지에서도 5억 원 이상 급락 거래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동 ‘옥수삼성’ 전용면적 84.8㎡는 지난달 31일 12억 5000만 원(2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기록한 신고가 17억 8000만 원(16층)보다 5억 3000만 원(29.8%) 하락한 가격이다. 올해 5월 거래된 16억 9000만 원(16층)보다도 4억 4000만 원(26.0%) 낮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해당 거래는 중개를 통한 정상 거래로 집주인이 당장 현금이 필요해 동일 단지 내 소형(59㎡)의 최저 호가와 같은 금액에 내놓은 초급매 매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작구 흑석동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8㎡ 역시 지난달 29일 18억 5000만 원(4층)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올해 2월 기록한 신고가 25억 4000만(5층)보다 6억 9000만 원(27.2%)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8㎡는 신고가보다 7억 5000만 원(27.8%) 하락한 19억 5000만 원(7층)에, 59.9㎡는 5억 8000만 원(26.5%) 낮은 16억 1000만 원(2층)에 매매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이 커진 영향에다 일시적 2주택자 및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기간 처분 등 정책적 요인에 따른 급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매수 심리가 사실상 실종되면서 수요자들이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매물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단지는 급매가 거래되며 ‘폭락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소형 단지들은 거래조차 되지 않아 낮은 호가에 매물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상으로도 서울을 포함한 전국 집값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0% 하락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로써 올 5월 하락 전환한 전국 아파트값은 21주 연속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0.17%) 대비 하락 폭이 확대돼 0.19% 떨어지며 18주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서울이 한 주 만에 이처럼 크게 하락한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9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0.2)보다 낮은 79.5를 기록하며 80선이 무너지는 등 매수 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 역시 악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55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7월(643건)보다 소폭 늘었지만 전년 동월(2691건)보다는 2036건(75.7%)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