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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63조 날아갔다"…네이버·카카오 추락에 개미 '피눈물'

금리 인상에 더 충격…카카오뱅크·페이 주가 올해 70% 하락

[촬영 임은진][촬영 임은진]




[카카오뱅크 제공][카카오뱅크 제공]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Naver)와 카카오(035720)의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며 올해에만 합산 시가총액 63조원이 증발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 37만8500원에서 7일 16만원으로 57.7%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도 11만2500원에서 5만900원에서 54.8% 하락해 '반 토막'이 났다. 이 기간 네이버 시가총액은 62조920억원에서 26조2470억원으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50조1500억원에서 22조6660억원으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112조2420억원에서 48조9130억원으로 올해 들어 63조3290억원이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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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 기간을 지나며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가 치솟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26일 장중 46만5000원, 카카오는 같은 해 6월 24일 장중 17만3000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시작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 기조로 돌아서자 이들 종목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기에 더한 타격을 받는 성장주 특성상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하락 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 폭(25.5%)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성장성 둔화 우려가 제기된 점도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네이버는 최근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증권가는 인수가가 다소 비싸다고 평가하며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커머스, 광고 등 2020∼2021년 네이버의 외형을 이끈 요인들이 최근 약해지고 있고 여기에 비용 부담까지 가중돼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단기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상장 계열사들의 실적 둔화가 예고되면서 악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말 9만1000원에서 지난 7일 3만9600원으로 56.5% 하락했고,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68.9%(5만9000원→1만8350원), 카카오페이는 77.0%(17만4500원→4만100원)나 급락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모두 공모가(카카오뱅크 3만9000원·카카오페이 9만원)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최근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더 추락했다.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바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뱅크·페이 등 금융 관련주들은 기존에 고평가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정상화하는 구간에 있는 것"이라며 "주가 하락은 조금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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