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초창기부터 텔레그램 소통…'카톡 먹통' 피한 대통령실

업무용 메신저 사용 규정 없지만

보안 취약 이유로 카카오톡 꺼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지난 주말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도 불구하고 긴급 상황 점검 회의 등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직원들이 사실상 업무용 메신저처럼 사용하는 텔레그램 덕분이었다.



18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공지 사항이나 보도 자료를 전파할 때만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 직원들 간의 가벼운 소통은 물론 보고 및 지시들이 주로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도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 직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반드시 업무용 메신저로 텔레그램을 써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그런데 대통령실에 들어와 보니 모두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어 나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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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불거진 카카오톡 사찰 논란 때부터 지인들과 텔레그램을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카카오톡은 실시간 감청이 가능하며 서버 압수수색을 통해 사적 대화 내용이 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반면 텔레그램은 사용자가 상대방 대화창의 메시지도 쉽게 삭제할 수 있고 서버를 외국에 둬 국내 공권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대선 캠프를 꾸릴 때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참모들과 소통했다. 어떤 인물이 캠프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했는지 알아보려면 그 사람이 텔레그램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면 된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안을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더욱 텔레그램을 사용하게 된다”며 “민감한 이야기를 나눈 뒤 ‘방폭(채팅방을 삭제해 터뜨림)’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선호는 여의도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원실 보좌진과 텔레그램 그룹 채팅방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한 텔레그램방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출입 기자단과의 소통 창구로 카카오톡이 아닌 별도의 수단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15일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봉사 활동 사실을 공지하려 했지만 먹통 사태로 알림이 하루 늦어진 적이 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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