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래수수료 반토막에 생존 기로…NFT·클라우드·디지털지갑서 활로

[미래산업 찾는 암호화폐 거래소]

<상> 복합 블록체인 기업으로 승부

하루평균 거래액 넉달째 내리막

수수료 인상만으론 갈수록 한계

NFT 판매·플랫폼 잇따라 공략

리츠 투자·지분 인수에도 적극

"제도·환경 구축이 우선" 지적도

올 7월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약 230명의 대학생들이 두나무가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한 기업 탐방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두나무올 7월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약 230명의 대학생들이 두나무가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한 기업 탐방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두나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이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등 암호화폐 이외의 블록체인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대하며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거래액이 반 토막 나며 거래 수수료 수익에만 의존할 경우 생존도 위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자는 부동산 자산 등 실물 자산 확보에도 뛰어들고 있다.



25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올해 상반기 국내 원화 마켓 거래소 5곳의 일평균 거래액은 총 5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0조 7000억 원) 대비 51.4% 급감했다. 월별로 보면 하락세는 더 뚜렷하다. 올해 6월 5개 원화 마켓 거래소들의 일평균 거래액은 총 4조 2000억 원으로 3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거래소들이 내세운 ‘수수료 인상안’도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상반기 원화 마켓 거래소의 평균 수수료율은 0.18%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이 기간에 5개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1조 6600억 원에서 6629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수익성 악화에 부딪힌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의 신사업 핵심은 ‘복합 블록체인 기업’이다. 거래 수수료 이외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는 동시에 블록체인 기반의 미래산업군으로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두나무는 현재 NFT 마켓플레이스 ‘업비트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을 구축하며 NFT 및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두나무가 가진 블록체인 및 개발 인력을 활용해 암호화폐와 인접한 시장부터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두나무는 올해 1월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와 미국에 합작법인(JV) ‘레벨스’를 설립하고 아티스트 콘텐츠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두나무가 레벨스에 투자한 금액은 345억 원, 지분율은 65%에 달한다. 레벨스는 이달 21일 첫 서비스 플랫폼 ‘모먼티카’를 공식 오픈하고 세븐틴·르세라핌 등 하이브 산하 유명 아티스트의 NFT 판매를 본격화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공식 오픈에 앞서 레벨스가 이달 5일부터 2주간 진행한 사전 이벤트에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23개 국가·지역에서 약 70만 명의 아티스트 팬이 참여하기도 했다. 장성찬 레벨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향후 더 많은 이용자가 공간 제약 없이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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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역시 자회사 ‘빗썸메타’를 통해, 코빗은 ‘코빗 NFT 마켓’을 통해 NFT 시장에 진출했다. 올 8월 자체 NFT 브랜드 ‘네모클럽’과 NFT 런치패드 플랫폼 ‘네모마켓’을 선보인 빗썸메타는 조만간 NFT 거래소 ‘네모월드’도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NFT 마켓을 열었던 코빗은 연내 ‘NFT 마켓 2.0’을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아직은 거래소들의 수익원 다각화 노력이 단기간에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암호화폐 시장이 냉각되면서 NFT·메타버스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NFT 데이터 분석 업체 논펀지블닷컴이 발간한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NFT 거래량은 16억 7500만 달러(약 2조 4155억 원)를 기록했다. 2분기보다도 77% 더 감소한 규모다. 이 가운데 블록체인 게임 분야와 메타버스 분야 NFT 거래량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90.9%, 94.3%씩 감소하며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들에 새 수익원이 필요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시장 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NFT·메타버스 등은 암호화폐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또 다른 신사업 역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과는 한발 떨어진 사업 영역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약 2500억 원에 ‘이지스제303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를 인수한 바 있다. 두나무는 최근 ‘코람코더원강남1호리츠’에 1000억 원을 투자하고 서울 서초구 에이플러스에셋타워 우선 매수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에스테이트’라는 부동산 투자자문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렇다고 타 업권으로 진출하려는 시도가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빗썸이 2019년 약 116억 원을 들여 지분 100%를 사들인 아시아에스테이트는 2021년 현재 약 35억 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고 빗썸과 코스닥 상장사 버킷스튜디오가 각각 지난해 9월 60억 원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빗썸라이브’는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이달 20일 휴업을 결정했다.

한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 대표는 “결국 중요한 것은 가상자산사업자나 블록체인 업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제대로 해볼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이 잘 구축되는 것”이라며 “제도가 만들어지면 업계 내 안정적인 수익 사업도 새롭게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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