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IRA 입장 차…가치동맹 속 국익 지키는 정교한 외교 필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4일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현행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 측의 우려를 많이 들었고 우리는 이를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밝혔다.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줄 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기공식을 하루 앞두고 ‘미국 이익 우선’ 메시지를 내보낸 것이다.



미국의 한국 기업 견제는 폴란드 원전 건설 사업 발주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폴란드가 한국수력원자력과 곧 의향서를 체결할 예정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21일 한수원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했다. 폴란드는 원전 사업을 둘로 나눠 1차는 웨스팅하우스에, 2차는 한수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에서 이기면 한국의 독자적 원전 수출이 막힐 수 있다. 대만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웨이퍼스는 당초 한국에 7조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검토했지만 9월 갑자기 투자처를 미국으로 돌렸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이 회사 최고경영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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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동맹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가 되레 미국의 국익을 저해할 뿐임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옐런 장관의 IRA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의 일반적인 입장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조금 더 지켜보자고 했지만 보다 치밀하고 정교하게 외교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한미 양국은 안보·경제·기술 동맹으로 격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편협한 자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상호 이익을 거두고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도 전략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 등으로 힘을 키우는 한편 입장을 당당히 밝히면서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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