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재 관람료, 정부 지원 필요…종교 형평성 문제로 봐선 안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간담

불교 문화재 비율 60% 달하지만

정작 국가적인 지원은 거의 없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취임 한 달을 맞아 27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취임 한 달을 맞아 27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문화재 보호 전승 비용을 부담하고 사찰에서는 문화재 관람료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사진) 스님은 27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문화재 관리에 국가 보조가 거의 없는데 최소한의 비용이라도 보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문화재가 이렇게 보존 관리돼 전승돼온 것은 우리 사찰 스님들의 어마어마한 정성과 보호 덕분이었다”며 “문화재 관람료 부분을 자꾸 종교적인 형평성이나 공정성 문제로 접근한 것은 그야말로 불공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중 불교 문화재 비율은 약 60%에 이른다. 불교계는 문화재 관람료는 문화재를 보전하고 국립공원 내 위치해 각종 규제로 묶인 사찰 소유 부지를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국립공원 입장객들은 보지도 않는 문화재 관람료를 왜 내느냐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불교계와 국민들 간의 갈등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문화재 관람료 지원 등의 제도 개선 방안을 약속했지만 정작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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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스님은 취임 1호 사업으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일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마애불은 2007년 경주 내남면 노곡리 산에서 발견됐다. 경주 불국사 석굴암과 마찬가지로 통일신라 때 조성돼 복원될 경우 국보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마애불의 크기는 약 4.6m, 전체 돌의 길이는 5.6m다. 무게는 약 80톤 정도다. 당시 마치 앞으로 고꾸라진 듯한 모습이었다. 불상의 얼굴 부분이 지면과 5㎝가량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훼손은 피했지만 복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진우 스님은 “전임 총무원장 스님께서 ‘백만원력’ 불사에 이 사업을 포함했고 저도 지난해 11월 현장을 가봤다”며 “보는 순간 ‘아이코, 이거 큰일 났다. 가능하면 빨리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앞으로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스님들의 안정적인 복지 체계 마련을 들었다. 나이 든 스님을 위한 요양원 운영, 최소한의 생활비 지급 등이 갖춰져야 스님들도 안정적으로 평생 수행에만 매진하고 출가자도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문이 많아 어려운 불교 교리를 글로벌 시대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게 언어를 정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내린 종무원(직원) 박정규 씨에 대한 부당 해고 판정을 수용해 추가적인 법적 절차 없이 복직 조치한 것을 두고 “서로 깊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일단 그런(복직)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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