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외화 보유액이 줄어든 이집트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IMF의 성명에 따르면 이집트는 46개월간 30억 달러(약 4조 2700억 원)의 확대금융(EFF)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는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장기적인 구제수지 악화를 겪는 국가에 대한 장기적 자금 지원을 의미한다. 이집트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외화 유출이 가속하며 3월 IMF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집트는 1580억 달러(약 227조 원)에 이르는 외채 상환과 수입 곡물 구매, 자국 통화 방어 등을 위해 달러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지원안은 12월에 예정된 IMF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아울러 IMF는 개발도상국을 위한 '회복 및 지속가능성 자금지원(RSF) '프로그램을 통해 이집트에 추가로 10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집트 중앙은행은 구제금융 수혜를 받는 대가로 통화 스와프와 통화 선물 등 IMF가 요구한 유연한 환율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힌 뒤 기준금리를 2% 인상했다.
중앙은행 발표 후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는 1달러당 23 파운드로 전날 대비 14%가량 절하됐다.
한편 이집트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후 2016년과 2020년에 2차례나 IMF 구제금융으로 위기를 넘기며 아르헨티나에 이어 IMF의 2대 채무국으로 등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