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習, 숄츠 獨 총리에 "진영 대결에 공동 저항" 제안…미국과 '갈라치기' 의도

독일, 코로나19 이후 G7 정상 최초 訪中

폭스바겐·지멘스 등 기업 대표 대거 동반

유럽 내 중국 영향력 확대 등 우려 목소리도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진영 대결'에 대한 공동 저항을 촉구하며 ‘실용적인 협력’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틈이 벌어진 중국과 독일 등 유럽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서방 진영을 이끄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숄츠 총리와의 회담에서 "현재 국제 정세는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다"며 “영향력 있는 강대국인 중국과 독일이 함께 협력해 세계 평화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숄츠 총리의 방중이 "상호 이해를 높이고 실용적 협력을 심화해 다음 단계의 중·독일 관계 발전을 위한 좋은 모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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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특히 "독일도 중국과 함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길 희망한다"며 미국의 대중국 압박과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독일을 포함한 유럽이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을 배려하고 진영 대결 등의 방해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유럽을 전면적 전략 동반자로 간주하고 전략적 자주성을 지지한다"며 "제3자의 제약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럽을 비롯한 서방국들을 이끌고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중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숄츠 총리는 "중국은 중요한 경제 및 무역 파트너"라며 “독일은 무역 자유화와 경제 글로벌화를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디커플링·진영 대결에 대한 반대 입장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이번 방중이 서방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대내외 우려를 고려한 듯 숄츠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대만에 대한 어떠한 현상 변경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상호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숄츠 총리는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주요 7개국(G7) 정상이다.

시 주석도 러시아와 대립하는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의식, 핵무기 사용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며 "유라시아 대륙 내 핵위기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 발언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원론적 입장 표명인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비판"이라고 평했다.

한편 숄츠 총리는 이번 방중 일정에 폭스바겐·지멘스·머크·도이체방크의 최고경영자(CEO) 등을 포함한 경제방문단과 동행했다. 중국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인만큼 양국 간 무역과 경제 협력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신에너지와 인공지능, 녹색 발전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활발한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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