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새로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내년 1월 발표한다. 메모리 불황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신규 칩 출시를 반등의 기회로 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초크 토크(chalk talk)'라는 사내 행사를 통해 내년 1월 10일 4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인텔 관계자는 "사파이어 래피즈는 전 모델에 걸쳐 대량 생산과 공급에 필요한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PCIe 5.0, CXL 1.1 등을 지원하는 서버용 반도체로 인텔 7공정(10나노 2세대)에서 생산된다. 최대 64기가바이트(GB) 고대역폭메모리(HBM)2E 메모리를 탑재해 칩 내 메모리 성능을 대폭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인텔 측은 사파이어 래피즈가 기존 3세대 서버용 CPU 대비 2배 이상의 성능을 낸 테스트 결과를 공개한 적도 있다.
무엇보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업계의 기대를 받는 이유는 DDR5 메모리를 호환할 수 있는 유일한 서버용 CPU이기 때문이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이다. 현재 범용인 DDR4 D램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다. 향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서버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데이터 폭증에 대비해 DDR5 D램과 CPU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DDR5 D램 채용률은 현재 전체 D램 시장에서 10% 내외이지만 2024년 43.3%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D램 시장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10월 DDR5 D램 개발을 출시해 사파이어 래피즈 등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 양산을 기다렸다. 정보기술(IT) 수요 감소로 전례 없는 메모리 불황을 겪고 있는 양사는 인텔 신규 CPU 출시와 DDR5 D램 확대로 반등의 기회를 노린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3분기 회사 실적발표회에서 "내년에는 데이터 센터 증설 확대,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26일 3분기 실적 설명회를 통해 "내년은 DDR5 시장이 본격 전개될 것"이라며 "그간 도입 시기가 늦어졌으나 고객 대기수요가 형성되고 생태계 준비가 갖춰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