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0년만에 수익 1조 감소…대학 재정난에 '고사위기'

■고등교육 혁신 지금이 골든타임

사립대 157곳 중 120곳 적자

혁신 리더십도 부재 '복합위기'

정부 고등교육 투자 확대 절실

"이주호, 職 걸어야" 역할 기대






고려대는 지난해 교비회계 기준으로 당기 운영 손실을 기록했다. 등록금과 전입·기부금 등 운영 수익에서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학생 연구 경비 등 운영 비용을 차감한 뒤 장학금·퇴직금 등으로 적립할 금액을 빼니 161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운영수지 적자는 등록금, 정부 지원금 같은 수입으로 급여·운영비 등의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서울 주요 10개 사립대 중 운영수지 흑자를 낸 곳은 한양대와 중앙대 두 곳뿐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들이 폐교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들도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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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들이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의 와중에 심화하는 재정난과 정책·제도적 한계로 인한 혁신 리더십 부재라는 ‘복합 위기’ 상황에 처했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제 역할을 못하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인재 양성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가 경쟁력에도 치명적이다.

13일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반 4년제 사립대 157개교(사이버대 제외) 가운데 운영 수익보다 운영 지출이 많아 적자를 기록한 대학은 총 120곳으로 집계됐다. 반값 등록금 정책이 본격화된 2011년에 총 150개 사립대 중 적자를 낸 대학이 41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내 사립대의 운영수지는 같은 기간 8640억 원 흑자에서 1529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10년 만에 약 1조 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대학들은 향후 1~2년을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이주호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職)을 걸고서라도 예산 확보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 여당은 교육 부문 간 투자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제도를 개편해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도교육청과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경북대 총장)은 “대학 교육·연구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충이 시급하다”면서 “고등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특별회계 등 관련 법률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성행경 ·신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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