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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증시·부동산까지 돈이 안돈다…韓경제 초비상

■연말 앞두고 채권·증시·부동산까지…돈이 안돈다

신용 스프레드 13년6개월래 최대

한전채 발행으로 '돈가뭄' 지속

증시도 고객예탁금 50조 밑돌아

부동산마저 거래절벽 곳곳 암초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와 정부의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의 ‘돈맥경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국채금리가 최근 두 달 새 가장 낮아졌지만 돈이 급한 기업들이 기업어음(CP)시장으로 몰리면서 우량 회사채와 국채금리 간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인 160bp(1bp=0.01%포인트)로 벌어졌다. 자금시장의 ‘블랙홀’로 지목된 한전채 발행이 지속되면서 채권시장에서도 돈가뭄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증시의 고객예탁금이 줄고 부동산 거래가 끊기는 등 증시와 부동산에서도 돈이 돌지 않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결정 이벤트를 앞둔데다 연말 결제 수요까지 겹치면서 자금시장의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 기사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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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우량등급인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5.416%를 기록해 국고채 3년물(연 3.808%)과의 신용 스프레드가 160.8bp로 벌어졌다. 이는 2009년 5월 6일(165bp) 이후 13년 6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올 초만 해도 50bp 선에 머무르던 신용 스프레드는 9월 말 100bp를 돌파한 후 연일 폭을 늘려가고 있다.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한국전력은 정부의 발행 자제 요청에도 이달에만 이미 2조 원 넘는 채권을 순발행했다. 2조 원 규모의 은행권 대출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매달 2조원 넘는 적자를 보고 있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미봉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단기자금시장 역시 빡빡한 상황이다. A1등급 91일물 CP금리가 5.26%로 2009년 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자금 확보가 급한 증권사들이 CP시장에 몰리며 A1등급 증권사 단기물 금리는 6%를 돌파했고 중소형 증권사(A2등급)의 발행금리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자금 경색의 불씨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도 옮겨붙고 있다.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돈을 빼며 예탁금은 2년 3개월 만에 50조 원을 밑돌고 있고 9월 서울 부동산 거래는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 스프레드의 확대 속도가 그나마 줄어들고는 있다”면서도 “연말 자금 사정도 좋지 않은 데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국고채금리가 떨어져도 신용 스프레드는 바로 움직이지 않는 특성이 있어 자금 시장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서종갑·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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