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보금자리론도 안 먹히네…6억 이하 아파트 거래량 급감

한 때 2만건 넘던 저가주택 거래량, 올해 4057건

보금자리론 연 4%대 금리…공급금액 18.5조→7.9조

“수요자들, ‘바닥’ 확인해야 거래량 반등할 것”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정책금융을 받을 수 있어 부동산 활황기 때 인기가 높았던 저가 주택이 금리 인상 이후 외면을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서울의 시가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대표적 서민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은 평년의 절반 아래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금리 인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집값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통계를 활용해 2020~2022년 3년 동안의 서울 아파트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각 연도 11월 14일 누적 집계를 기준으로 거래액이 6억 원 이하인 저가 아파트 거래량은 △2020년 2만 8585건 △2021년 1만 1110건 △2022년 4057건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 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거래량은 이보다 다소 증가하겠지만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소득과 주택 보유 기준 등을 충족하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은 정책금융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어 지난해까지 인기가 높았다. 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금리는 시중은행 혼합형 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1.88%포인트 낮고 시중은행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비해서는 1.26%포인트 가량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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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부동산R114가 이달 11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시가 6억 원 이하인 아파트의 비중은 7.9%에 불과하지만 이와 같은 저가 아파트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41.0%)과 2021년(27.7%) 모두 4분의 1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는 저가 거래 비중이 39.4%를 기록해 반등 추세에 있지만 비율 변동이 무의미할 정도로 거래량이 적다.

실례로 최근 3년 동안 모든 거래가 6억 원 이하였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은빛 1단지’ 전용 49㎡의 경우 거래량이 11월 14일 누적 기준 2020년 45건에서 2021년 15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4건으로 급감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다.

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9월 누적 집계 기준 대출 공급 금액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8조 4152억 원, 18조 5316억 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7조 9174억 원으로 줄었다. 금리 추이를 보면 30년 만기 기준 ‘u-보금자리론’의 경우 2020년 10월 기준 연 2.35%에서 2021년 10월 기준 연 3.25%로 오른 데 이어 2022년 10월에는 연 4.45%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평균 금리가 연 4.56~5.17%였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 상환식, 신용 점수 901~950점 기준)보다는 다소 낮지만 여전히 일반 수요자가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보금자리론 금리마저 4%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수요자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며 “여기에 가격 고점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저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금리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수요자들의 인식 전환이 있어야만 거래량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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