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청약시장도 얼어붙었다…계약시 3000만원 지급 등 미분양 털어내기 백태

[부동산 빙하기]

■ 청약시장도 미달 속출

미분양 올초의 두배 4만가구

금리인상에 수요회복 쉽잖아

관리비 대납 등 파격혜택 늘어





분양 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며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가운데 미분양 해소를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습니다. 계약자들을 상대로 명품 백이나 외제 차를 경품으로 내건 것은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수천 만 원의 현금을 입금해주거나 분양가를 깎아주는 단지까지 등장했습니다.

19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최근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중도금 5·6회차 이자에 해당하는 700만 원에 자체적으로 2300만 원을 붙여 한 달 안에 현금 3000만 원을 입금해 주기로 했습니다. 중도금의 40%까지(4회차) 무이자 혜택을 주기로 한 데 이어 추가 현금까지 내건 것입니다. 단지는 기존 일반분양으로 당첨된 이들에게도 현금 혜택을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가 이 같은 파격 조건을 내건 것은 대거 미계약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8월 말 일반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140가구를 모두 모집하는 데 성공했지만 90%에 달하는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며 129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왔습니다. 이후 지난달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129가구 중 101가구가 미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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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분양가 자체를 낮추는 ‘할인 분양’에 나선 데 더해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관리비까지 대납해주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2월 분양을 시작한 단지는 첫 일반분양에서 145가구 모집에 933명이 신청해 6.4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하며 92%에 달하는 198가구가 미분양 됐다. 이후 수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미계약 물량을 다 털어내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분양 한파가 먼저 몰아친 지방에서는 명품 가방이나 외제 차 등을 경품으로 제시하며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공급되는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유성’은 9월부터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1000만 원 상당의 샤넬 명품 백을 증정합니다. 이에 더해 500만 원만 지급하면 계약서를 발행하고 중도금 50% 무이자 지원 등의 혜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자이 SK뷰’는 계약자에게 벤츠 자동차 경품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무순위 청약 508가구 모집에 6가구만 접수됐습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규모는 올해 1월 2만 1727가구에서 9월 4만 1604가구로 8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집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소규모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미분양 물량은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청약심리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분양가 12억 이하 아파트까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청약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만 현재 금리가 너무 높고 DSR규제도 강화돼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고 집값도 당분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보니 청약 수요도 단기간에 늘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미분양 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한국부동산원 기준 2836만 1924명으로 한달 새 15만명이 줄어들었습니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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