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 시험 발사 이후 한미의 고강도 공중 무력시위가 이틀간 진행됐다. 특히 북한 김정은 정권을 향해 극초음속미사일 등으로 핵을 응징할 ‘B 1B랜서’ 폭격기 2대도 동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달 19일 한반도에 재전개된 미 공군 B 1B랜서 전략폭격기 및 한미 공군 전투기들의 편대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B 1B가 한반도로 날아온 것은 이달 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스톰’ 이후 14일 만이다. 이번 훈련에서 우리 공군의 스텔스전투기 F 35A와 미 공군의 F 16전투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는 B 1B를 호위하며 연합편대비행을 실시했다.
해당 폭격기는 최대 24발의 핵무기를 동시에 투발할 수 있어 유사시 북한 지휘부와 주요 전략시설들을 순식간에 증발시킬 수 있다. 폭장량은 약 56톤에 달하는 데 그 중에는 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순항미사일 AGM 183A가 포함돼 있다. 북한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괌 미군기지에서 날아오른 뒤 최소 약 1~2시간 내 도달해 폭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유사시 B1 B가 전략폭격 작전에 나설 경우 우리 공군 스텔스전투기 F 35A 등이 이를 호위하면서 정밀 폭격으로 북한 방공망을 제압하면 북한은 손쓸 틈도 없이 무너질 수 있다. 마침 한미 공군은 18일 오후 필승훈련장에서 GBU 12로 모의 표적을 맞추는 대북 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19일(이하 현지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가장 공고하고 강력하다”며 “북한의 위협에도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북한을 압박하려는 외교 차원의 움직임에도 한층 탄력이 붙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6개국(한국·미국·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 대표들은 18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긴급 회동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공개회의를 연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는 회의 소집을 요구하면서 이례적으로 별도의 성명(Statement)을 통해 “북한에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재차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이해 당사국으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