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상속 계획을 세우면서 조손 간의 증여와 상속, 즉 세대생략 증여와 상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대생략 증여나 상속을 택할 경우 조부모에서 부모, 부모에서 다시 손자녀로의 2단계 증여 또는 상속이 조부모에서 손자녀로 바로 증여 또는 상속이 이뤄져 전체 증여세나 상속세가 절감될 수 있다. 그러면 세대생략 증여와 세대생략 상속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세대생략 증여는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언제라도 가능하므로 자유롭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증여재산공제로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하든 조부모가 손주에게 증여하든 10년에 5000만 원, 미성년자인 경우 2000만 원이 공제된다. 10년 내 조부모 또는 부모로부터 증여된 금액을 모두 합산해 증여재산공제를 차감하고 남은 금액에 증여세율을 곱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만 세대생략 증여의 경우 기본세율에 30%(수증자가 미성년자이면서 증여 금액이 2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40%)의 할증세율을 적용하며 일반증여와 달리 상속 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의 증여분만 상속 재산에 합산되므로 기간 적용에서 혜택이 있다.
세대생략 상속은 선순위인 상속인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거나 피상속인(조부모)이 생전에 세대를 생략한 유증을 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즉 세대생략 상속은 세대생략 증여보다 요건이 까다롭다. 피상속인의 유증 없이 상속 개시 이후 상속 재산의 일부를 피상속인의 자녀 대신 손자녀에게 이전하면 피상속인으로부터 자녀에게 상속하고 다시 자녀로부터 손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간주해 상속세와 증여세가 부과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세대생략 상속 시 세율도 세대생략 증여와 같은 할증세율이 적용된다. 세대생략 상속을 할 경우 피상속인에서 주상속인으로, 그리고 주상속인에서 다시 손자녀로 이중상속 과정을 단축해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세대생략 상속을 택할 경우 상속공제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유증을 통한 상속을 선택하면 유증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상속공제 한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또 선순위 상속인의 상속 포기로 그다음 순위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은 상속공제에서 전액 배제된다. 경우에 따라 상속공제 감소와 상속세율 할증 적용으로 상속세가 더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약하면 세대생략 증여의 경우 증여 단계 단축, 상속 재산 합산 기간 적용 5년의 혜택이 있는 반면 증여세율을 할증 적용하는 불이익이 있다. 세대생략 상속의 경우 상속 단계 단축에도 불구하고 상속세율 할증 적용과 상속공제 불이익으로 절세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