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존율 20%' 450g 초미숙아,6개월 치료 마치고 엄마 품에

순천향대 부천병원서 집중 치료

장폐색증·미숙아망막병증 딛고

3.03㎏ 건강한 모습으로 기적 일궈

18일 3.03㎏으로 건강하게 퇴원한 ‘초극소 미숙아’ 진기태 군. 사진 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18일 3.03㎏으로 건강하게 퇴원한 ‘초극소 미숙아’ 진기태 군. 사진 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




생존율 20% 미만의 450g 몸무게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가 의료진의 정성 어린 돌봄 끝에 건강하게 퇴원하며 생명의 기적을 이뤄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재태주수 22주 1일 만에 체중 45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 진기태 군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약 6개월간의 치료를 받고 이달 18일 체중 3.03㎏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태주수 37주 미만인 아기를 미숙아, 출생 당시 체중이 2500g 미만인 아기를 저체중 출생아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체중이 1000g 미만인 경우는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국내 생존율은 70~80% 정도라고 알려졌다. 다만 진 군과 같이 22주 출생아인 경우 생존율은 20% 정도로 더욱 낮다.



태어날 당시 진 군은 자발 호흡과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심박수 저하 소견을 보였다. 의료진은 즉시 기관 내 삽관과 양압환기를 진행했고 정상 맥박이 회복된 것을 확인한 다음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겼다. 진 군은 정상 호흡이 어려워 장기간 인공호흡기 치료와 함께 후유증인 만성 폐 질환을 방지하기 위한 산소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와 저혈압 방지를 위한 승압제, 수혈 치료 등 내과적 치료도 병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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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는 모든 장기의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호흡이 잘 이뤄지는지 자주 살피고 손상되기 쉬운 장기들의 상태를 지속적이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른 처치를 시행해 향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문제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가영(왼쪽) 소아청소년과 교수, ‘초극소 미숙아’ 진기태 군와 어머니(가운데), 김성신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박가영(왼쪽) 소아청소년과 교수, ‘초극소 미숙아’ 진기태 군와 어머니(가운데), 김성신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절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고비가 이어졌다. 태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장폐색증이 발생했고 망막 혈관 형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미숙아망막병증’ 3기로 진단됐다.

입원 기간 중 소아외과·안과와의 협진을 통해 진행된 전신마취하 수술만 무려 세 번. 의료진은 6월 22일 소장을 일부 절제하고 일시적으로 인공항문을 만들어주는 ‘장루형성술’을 시행하고 4개월 만인 10월 21일 다시 정상 항문으로 배변할 수 있도록 하는 ‘장루복원술’을 시행했다. 8월 30일에는 혈관이 없는 망막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해 망막의 산소요구량을 감소시키는 ‘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했다. 성인도 견디기 힘든 세 번의 수술을 이겨낸 진 군은 190일간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기에 이르렀다.

박 교수는 “앞으로 미숙아로 인한 합병증이나 영양, 성장 및 발달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 관찰과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서 신생아중환자실 내에서 필요한 치료는 모두 마친 상태”라며 "힘든 과정이 있었던 만큼 진 군이 더 건강하고 밝게 자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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