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대규모 환매 요청이 들어온 1250억 달러(약 162조 원) 규모의 대표 상품 ‘BREIT(Blackstone Real Estate Income Trust fund)’에 대해 부분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블랙스톤 주가는 7% 넘게 하락했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BREIT에 대해 43% 수준까지만 환매 요청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물류센터·아파트·오피스·카지노 등의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의 순자산가치는 현재 690억 달러로 총자산은 125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전망에 펀드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이 일었다.
블랙스톤은 강제 매도의 위험을 피하려 환매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인출 요청 규모가 순자산 대비 2%인 월 기준 한도와 5%의 분기 기준 한도를 모두 초과한 것이다. 블랙스톤측은 환매 요청의 70% 가량을 아시아 투자자들이 차지한다고 전했다. 미국 이외 투자자가 전체 펀드의 약 20%를 차지해 환매 요청 비중은 적지 않은 셈이다. 펀드측은 아시아 시장의 불안과 최근 저조한 실적이 투자자들에 현금 보유 압력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매 요청이 급증한 것은 블랙스톤이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와 만달레이베이 리조트 카지노 지분 50%를 12억 7000만 달러에 매각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다. 거래에서는 부채까지 포함해 해당 부동산 가치를 5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했다.
BREIT는 10월 순자산의 약 2.7%에 해당하는 18억 달러의 환매 요청을 받았고, 11월과 12월에는 분기별 한도를 초과한 환매 요청이 쏟아졌다. 블랙스톤은 11월 환매 요청의 43%인 13억 달러만 인출을 허용했다. 이달 중에는 펀드 순자산의 0.3% 수준만 상환할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블랙스톤의 이 같은 조치는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으로 간밤에 블랙스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1% 급락한 85.04달러로 마감했다. 시간 외 매매에서도 0.05%가 더 빠지며 85달러를 기록했다. 블랙스톤 측은 “우리 사업은 자금 흐름이 아닌 성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성과는 매우 견고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