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37%’에 손절…한진칼 주식 던진 호반건설, 무슨 일이

호반건설 평균 매입단가 6만 18원

37% 손해 본 3만 7715원에 매각

“업계 유동성 리스크 ↑ 현금 확보”

조원태(가운데)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대한항공조원태(가운데)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대한항공




호반건설이 한진칼(180640) 주식을 매입단가 기준 37% 손해를 보고 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028670)에 일부 매각했다. 부동산 가격 급락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눈물의 손절을 했다는 분석이다.



6일 건설 및 해운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호반건설로부터 한진칼 주식 333만 8090주(1258억 9606만 원)를 취득했다. 이로써 팬오션은 기존 지분 0.8%를 합쳐 총 390만 3973주(5.8%)를 보유하게 됐다. 팬오션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가 상승과 배당을 기대하고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확보로 팬오션의 지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율인 5.78%보다 0.02% 포인트 앞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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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은 이날 종가인 3만 9700원보다 5% 할인된 가격인 주당 3만 7715원에 매각했다. 호반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16.44%)은 이번 매각으로 11.44%로 감소했다. 호반건설의 한진칼 매입 단가는 주당 6만 18원으로 37%가량 손해를 보고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이 큰 손실을 감내하고 한진칼 주식을 손절한 배경에는 건설 업계의 유동성 리스크가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PF 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방 중소 건설사는 차환에 실패하면서 부도에 직면했다. 호반건설은 당장 현금이 급한 상황이 아니지만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진칼 지분 매수자가 나올 때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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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에서는 해운 물류를 팬오션에 맡긴 하림이 항공 물류는 한진에 맡기려고 한다는 관측부터 경영권을 노린 지분 취득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을 통해 해운 물류 시장에 진출한 하림그룹의 입장에서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항공 물류 사업 확장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언급한다. 다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호 주주의 한진칼 지분이 절반에 가까운 만큼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 회장 및 한진그룹 일가 20.18%, 델타항공 14.90%, 산업은행 10.58% 등 조 회장 측 우호 지분만 45.66%에 달한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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