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22일 공개적으로 쪽방촌 봉사활동에 나서며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 노력을 당부했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은 처음으로 김 여사의 봉사 현장을 직접 찾아 취재했다.
김 여사는 이날 서울 남대문의 한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 집을 방문해 햇반, 컵밥 등 식료품이 담긴 박스를 직접 전달했다.
구세군 한국군국이 주관한 이 봉사는 2018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열렸는데 대통령 배우자가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정 패딩에 청바지 차림의 김 여사는 박스 전달 전 자원 봉사자들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시려고 그간 많은 노력들을 해주시고, 또 지금도 같이 활동해주시고 봉사해주시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봉사활동 일정은 김 여사가 쪽방촌 거주 어르신 집으로 향하기 직전까지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의 ‘풀(Pool)취재(취재 공유)’가 이뤄졌다. 김 여사의 단독 일정에 취재진이 동행한 건 올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당시 외부 일정 이후 6개월 만이다. 모두 발언 형식을 취한 김 여사의 현장 발언이 공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김 여사 일정은 취재 기자의 현장 배석 없이 대통령실이 발언과 사진 등을 기자단에게 전달하는 전속 취재로 진행돼 왔다. 언론 노출을 최소화해 당시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들의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대통령실이 선(先)일정 후(後)공개 방식을 고집하자 야당에서는 기획 미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이번 일정 공개를 두고 지난 10월부터 비공개 봉사 활동들을 통해 행동 반경을 조금씩 넓혀온 김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역할 수행에 자신감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하면서 김 여사의 운신 폭이 자유로워진 측면도 있다는 게 대통령실 내 중론이다. 김 여사는 이번 일정을 포함해 이달에만 11차례에 달하는 공개 활동을 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부인으로서의 통상적인 일정도 정치권의 무리한 공세를 받기 일수였다”며 “앞으로도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소외계층을 살피는 (김 여사의)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