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한파가 찾아오면서 지하철 난방을 둘러싼 신경전이 또 시작됐다. 특히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이면 때아닌 ‘찜통 지하철’을 경험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하철 난방 좀 안 하면 안 돼?’, ‘지하철 출근길 히터 나만 죽을 거 같아?’, ‘지하철 더운데 왜 에어컨 안 틀어줘요’ 등의 제목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중 한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출근길에 지하철 타는데 히터때문에 너무 더워서 힘들다. 무슨 집 안방 수준으로 반팔 입어도 될 정도”라며 “나뿐 아니라 다들 땀 뻘뻘 흘리고 마스크 때문에 더 힘들어 하더라”고 적었다.
이어 “출근 시간대가 아닌 널널할 때는 지금 난방 온도가 적정온도일지 몰라도, 출근길에는 항상 사람들이 꽉 들어차는데 히터는 끄거나 좀 줄여도 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작성자 B씨도 “콩나물 시루마냥 붙어가는데 무슨 히터냐. 추우면 껴입으면 그만이지만 벗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오히려 에어컨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렸다. 난방 때문에 너무 덥다는 이들은 “땀 나는데 누가 온도 올려달라고 하는 거냐”, “겨울은 옷도 두껍게 입고 타는데 히터 너무 빵빵해서 어지러울 정도다”, “찬바람이 너무 절실하다. 너무 숨 막힌다”, “숨이 막혀서 없던 공황장애가 생길 지경”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직장인들은 “약냉난방 칸에 가면 된다”, “어르신들 때문에 안된다”, “난방 안 하면 안 한다고 민원 들어온다”, “패딩을 안 입으면 된다” 등의 의견을 내며 맞섰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객센터에 접수된 민원 76만1791건 중 냉·난방 관련 민원이 44만6839건(58.7%)으로 가장 많았다. 승객 개인별 체감 기온이 달라 ‘덥다’, ‘춥다’ 민원이 동시에 쏟아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사 측이 개개인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줄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서울 지하철은 ‘지하철 실내온도 기준에 따라 여름철 24~26도, 겨울철 18~20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대개 객실 양쪽 끝이 온도가 낮다며 더운 승객은 양쪽 끝으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열차가 혼잡한 경우 객실 온도가 올라가므로 ‘또타지하철’이나 ‘티맵(TMAP)’ 앱의 혼잡도 예보를 보고 승객이 적은 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부 승객들은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온도조절을 요구하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 승무원이 현장을 확인해야 해 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비상통화장치는 응급환자 발생 등 비상상황 시 사용된다”며 “냉·난방 민원은 고객센터나 또타지하철 앱으로 접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