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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의 시스루] 세대 아우른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의 의미란

[리뷰]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JTBC 드라마 역대 2위 시청률로 종영

전 세대 아우르며 유종의 미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 사진=JTBC'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 사진=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작품은 첫 방송 시청률 6.1%(이하 닐슨코리아/전국 유료 기준)으로 시작해 26.9%로 유종의 미를 이룬 것이다. 이는 첫 방송에 비해 약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역대 JTBC 드라마 2위에 해당한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재벌집 막내아들'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종영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연출 정대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재벌 순양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진도준은 다시 20년 후의 윤현우 몸으로 돌아왔다. 벼랑으로 떨어졌던 윤현우를 구해준 이는 서민영(신현빈)이었다. 서민영은 순양가 불법 승계를 파헤치기 위해 윤현우를 살린 것이다.

윤현우는 진성준의 불법 승계 및 진도준 살인 미수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었다. 진도준 살인 사건의 공범은 윤현우였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김주련(허정도)의 지시를 받아 진도준의 사고가 일어날 현장에서 사고를 조작하는 역할을 했다. 윤현우에게 김주련은 순양의 자리를 제안했고, 윤현우는 고민 끝에 침묵을 선택했다. 그러나 지금의 윤현우는 공범으로 자백하는 쪽을 택하며 과거 김주련과 나눴던 녹취록을 공개했다. 결국 순양가는 세습 경영을 중단하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전생과 현생에 걸친, 윤현우의 오랜 복수가 결실을 맺게 됐다.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작게 보면 재벌 세습 경영의 경계다. 재벌 2, 3세들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권리, 즉 핏줄이라는 이유로 손쉽게 부와 권력을 손에 넣는다.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경영자가 되기에 회사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크게 보면, 재벌 세습 경영 아래에 있는 서민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 재벌들은 자신의 경영권과 지분을 통해 더 큰 곧으로 올라가기 위해 힘쓰는데,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건 서민이다. 극 중에는 노동조합, IFM, 카드 사태 등으로 고통에 빠진 서민들의 모습을 자주 다루고, 이를 크게 안타까워하는 건 서민 윤현우로 살았던 진도준이다.

그렇기에 진도준 대신 윤현우가 순양가를 무너뜨린 결말은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진도준이 순양가를 무너뜨리고 회장에 올랐다면, 극적인 재미는 있을 수 있지만 재벌 세습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민인 윤현우가 이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게 가장 상징적인 것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고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정 연령층이 아닌, 전 세대가 즐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드라마적인 즐거움을 선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진도준에게 몰입하면서 마치 순양가를 타파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꼈다. 극중 미래를 알고 있는 건 진도준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들 역시 다가올 일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마치 내가 과거로 회귀한 기분이 드는 건 당연하다. IMF, 대통령, 2002 월드컵, 주식 시장 등 미래에 다가올 일들을 알고 있는 진도준과 함께 차근차근 부를 쌓고 순양가에게 복수할 준비를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배우들의 진득한 연기는 작품의 몰입을 돕는다. 1인 2역을 소화한 송중기를 필두로 순양가의 윤제문, 김정난, 조한철, 서재희, 김신록, 박지현, 김남희 등은 재벌 그 자체였다. 앞에서는 가족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자신의 이익만 계산하는 두 얼굴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재벌가의 안방으로 초대했다. 특히 진양철을 역을 마은 이성민의 연기는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민은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의 모습부터 섬망 증세를 앓은 후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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