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위례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해를 넘기면서 향후 사정칼날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최측근 신병을 확보한 만큼 수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의혹의 한 가운데 서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검찰이 이 대표의 연루성 등을 증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여기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을 기소하고 멈춰 선 이른바 ‘50억 클럽’ 수사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 거리다.
이 대표 수사를 두고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남욱씨에 이어 김씨가 입장을 바꿀지 여부다. 유 전 본부장은 물론 남씨도 ‘대장동 등 개발사업의 결정권자가 이 대표’라는 취지의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이는 김씨에게 들었다는 이른바 ‘○○○에 따르면’하는 식이다. 김씨는 민간사업자 남씨와 유 전 본부장 등과 함께 ‘대장동 일당’으로 꼽힌다. 남씨와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 측에 금전 제공, 대장동 수익 공유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김씨는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석방된 이후 줄곧 화천대유가 본인 소유라며 이 대표 지분설을 부인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남씨와 유 전 본부장 진술이 이 대표를 겨냥하고 있지만, 이는 김씨에게 들었다는 내용은 전제로 하고 있다”며 “현 상태로는 의혹에 대한 정황은 될 수 있으나 혐의 유무를 가를 직접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대장동 일당이 현재의 주장을 하더라도 김씨가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이 대표까지 검찰 사정칼날이 이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극단적 시도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씨의 ‘입’에 법조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씨 치료가 길어지면서 법원은 예정됐던 3건의 재판을 취소했다. 대장동·위례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도 남씨 등과 달리 김씨에 대한 소환 일정을 진행하지 못했다.
검찰이 ‘50억 클럽’을 겨냥한 수사 엔진이 재가동할지도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이는 김씨가 대장동 개발 이익을 정치권과 법조계 등 유력인사 6명에게 50억원씩 챙겨주려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곽 전 의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0억여원을 선고하고, 뇌물 25억여원을 추징해달라고 요청했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에 경기남부경찰청이 김씨와 무이자로 50억원을 거래한 혐의로 홍성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50억 클럽을 겨냥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그동안 검찰이 정 실장이나 김 전 부원장 등 이 대표 측근 조사 등으로 여력이 없어 50억 클럽 수사를 못했다고 할 수 있으나 해를 넘긴 현재는 다르다”며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제 식구나 친정식구 감싸기다’나 ‘노골적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조만간 핵심 인물을 불러 조사하는 등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1번지 서울중앙지검의 대표 인지 부서인 반부패수사1·3부가 동시에 수사하고 있는 만큼 수사 영역을 나누는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수사 부서가 이 대표·50억 클럽으로 영역을 분할해 수사 역량을 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