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현혜선의 시스루] 30부작 대장정의 끝 '환혼', 빛과 그림자는 함께였다

[리뷰] tvN 토일드라마 '환혼'

파트1, 2로 나눠 30부작 대장정 마무리

무협풍 퓨전사극으로 마니아층 사로잡아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환혼' 스틸 / 사진=tvN'환혼' 스틸 / 사진=tvN




'환혼'이 30부작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작품은 세상에 없는 대호국을 배경으로 여러 술사들의 성장과 관계성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었다. 여기에 환혼술이라는 독특한 소재 아래 소용돌이치는 운명의 가혹함, 그리고 옳은 일에 대한 정의를 보여줬다.

tvN 토일드라마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준화)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출생의 비밀을 가진 대호국 장 씨 집안 도련님 장욱(이재욱)은 스승님을 찾던 중 살수 낙수(고윤정)가 환혼한 무덕(정소민)을 발견한다. 단번에 그가 낙수라는 걸 알아 본 장욱은 그를 스승님으로 모시고 수련에 정진한다. 장욱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거는 낙수에게 사랑에 빠지고, 이들은 서로의 구원이 된다. 그러나 진무(조재윤)가 낙수를 조종해 장욱을 살해하고, 낙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 한다.

장욱은 얼음돌의 힘으로 죽음에서 돌아오고, 대호국에서 가장 강한 술사가 된다. 10년 전 잃어버린 딸 진부연을 찾던 진요원의 원장 진호경(박은혜)은 무덕의 몸 안에 딸의 영혼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를 구한다. 3년 후, 낙수는 모든 기억을 잃고 진요원에 갇혀 살고, 장욱은 환혼인을 찾던 중 낙수를 발견한다. 낙수는 진요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장욱을 따라나서고, 함께하던 중 기억을 찾는다. 서로가 함께할 수 없음을 직감하지만, 이들은 운명의 사슬을 끊고 결혼으로 엔딩을 맞는다.

'환혼'은 방대한 세계관을 만들어 시청자들을 새로운 세계로 초대한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대호국이라는 나라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수기(水氣)를 이용해 술법을 펼치는 술사가 살고 있다는 게 출발이다. 술사들이 수련하는 정진각, 신비로운 물건을 수호하는 진요원, 의료기관 세죽원, 왕실 등이 배치돼 있다. 이곳을 대표하는 술사들의 가문과 그 후계자들 사이의 관계성이 작품의 주요 포인트다.



영웅서사구조를 통해 운명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장욱은 선대 왕이 환혼술로 장강(주상욱) 몸에 들어가 낳은 아이. 세상에 나와선 안 될 운명이지만, 동시에 왕의 아들로 제왕성의 운명도 타고난다. 짊어질 운명을 지닌 아이가 외면당하고, 스승을 만나 성장하는 과정은 영웅서사구조로 고전적이다. 익숙한 문법이 새로운 세계관을 만나 확장된 셈이다.

영혼을 바꾸는 술법인 환혼술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젊은 몸을 원하는 노인, 아름다운 얼굴을 원하는 여성, 권력을 맛보고 싶은 이들은 환혼을 통해 손쉽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금기돼 있지만, 할 수 있다면 몸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CG가 가미된 무협풍 액션은 보는 맛을 더하다. 물을 이용한 술법을 다루는 만큼, CG 사용이 필수. 다양한 형태의 물은 배우들의 절도 있는 액션과 더해져 시너지를 낸다. 특히 물방울을 칼끝으로 튕기는 액션은 무협풍의 정수를 보여준다.



빛과 그림자로 정의되는 장욱과 낙수의 로맨스는 애틋하다. 첫 만남부터 서로의 구원이 됐던 이들의 로맨스는 긴 호흡으로 전개돼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한다. 마냥 행복할 것 같은 이들이 시련을 당하는 과정은 몰입도를 이끌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 장욱이 빛이라면 낙수는 그림자다. 정반대에 설 수밖에 없는 빛과 그림자처럼 이들은 가혹한 운명 앞에 서 있다. 장욱의 아버지가 낙수의 아버지를 죽였고, 낙수가 장욱을 칼로 벴기 때문. 함께할 수 없는 이들이 결국 손을 잡는 과정을 시청자가 함께하면서 응원하게 된다.



서브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작품에 쉬어갈 틈을 준다. 계약 연애로 시작했던 박당구(유인수)와 진초연(아린)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 오래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박진(유준상)과 김도주(오나라) 커플이 그렇다. 메인 커플이 무거운 운명의 짐을 짊어지고 있는 만큼, 톡톡 튀는 서브 커플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긴 호흡으로 작품을 끌고 갔던 이재욱은 한층 성장한 모양새다. 그는 액션, 로맨스, 활극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고, 흑화 돼 가는 장욱의 감정을 묵직하게 끌고 갔다. 같은 영혼을 연기한 정소민과 고윤정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칫 다른 얼굴로 혼란을 줄 수 있지만, 연기 톤부터 눈빛까지 한 몸이 돼 작품에 설득력을 준다.


현혜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