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근본적인 해소를 위해 노동시장 정책과 산업정책, 공정거래질서 확립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 패키지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11일 오전 서울로얄호텔에서 '조선업 상생협의체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신년 업무보고 후 이 장관의 첫 현장행보다.
이날 간담회는 전문가들과 함께 조선업 현장방문 결과와 신천협약 마련을 위한 향후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동개혁의 성공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해소방안도 모색한다.
조선업 상생협의체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조선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 후속 조치 일환으로 구성됐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5사와 협력사,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등 총 24명의 노사 직접 당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운영 중이다. 원·하청이 자율적으로 임금격차 해소 등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 장관은 이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중구조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은 우리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상품시장의 원하청 관계는 다른 국가에서도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수만을 보호하는 경직적 노동법제, 대기업·정규직 노사의 기득권 추구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이중구조가 확대·공고해지는 것이 문제"고 덧붙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1997년 20% 수준이던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지난해 36.2%로 확대됐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2004년 15.6%에서 2015년 4.9%로 낮아졌다.
이 장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며 "협력업체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적정 규모의 기성급 지급 및 물량팀 축소, 직무와 숙련도에 맞는 대우 등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논의들이 2월까지 상생협약 체결이라는 결실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하청이 상생과 연대의 의지를 표명한다면 정부는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제고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조선업 상생협약 체결 등 원·하청이 상생 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업종으로의 모델 확산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상생협의체 전문가 그룹이 그동안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과정을 설명하며 조선업 원하청 노사 모두 상생협의체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 상생협력 모형이 성과를 거둬 다른 업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바람직한 모형 구축을 위해 원하청이 적극적으로 참여·협력해 조속히 상생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